[르네상스 시대 여는 부산] 기업과 사람 몰리는 서부산권… "이젠 위대한 낙동강 시대 ! "

입력 2017-11-01 16:15  

[ 김태현 기자 ] 서부산권이 ‘위대한 낙동강 시대’를 열고 있다. 대륙과 해양, 사람과 도시를 잇는 글로벌, 그랜드, 스마트 비전으로 새로운 산업과 관광동력을 되찾고 있다. 북구와 사하구, 강서구, 사상구 일대 437㎢의 서부산권 무대가 항만과 제조공단, 공항복합도시, 연구개발특구 등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김해평야와 낙동강변의 어업으로 꽤 잘 먹고 살았던 서부산권은 1971년 강서지역 전체 면적의 61%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발전이 멈췄다. 1989년 자치구로 승격할 당시만 해도 인구수 8만 명으로 출발했으나 2007년 5만5000여 명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2003년 정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정책에서 벗어나면서 완전히 달라졌다. 3400만㎡의 그린벨트가 풀리고 바다를 메꿔 항만을 건설하면서 외지로 떠났던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변방 농어촌에서 제조산업 중심도시로

강서구에 들어선 부산신항은 2009년 첫 삽을 뜬 이후 23개의 컨테이너 선석을 갖춘 세계 6위의 컨테이너항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북항을 합쳐 부산항에서 처리된 컨테이너 물량은 2000만 개(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넘어설 전망이다. 부두 내에 철도 레일이 깔리면서 차량 수송에서 육상 수송의 길도 확대됐다. 항만배후도로도 뚫리면서 전국의 물류 중심지로 우뚝 섰다. 419만㎡ 규모의 배후지에는 68개의 굵직한 항만창고와 관리회사들이 외국에서 제품을 가져와 보관 또는 임가공하면서 항만의 기능을 제조와 연결시켜 시너지를 올리는 수출전진기지의 모습을 갖췄다.

대규모 산업단지 개발로 기업 수도 크게 늘었다. 1997년 처음으로 녹산국가산업단지에 5개 기업이 입주한 이후 현재 3900여 개사가 포진해 부산 최대의 제조산업단지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미음동 송정동 일대에는 국제산업물류도시 조성사업도 진행 중이다. 노기태 부산강서구청장은 “2025년까지 김해신공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특구, 항공클러스터, 공항배후도시, 유라시아 관문 복합터미널, 가덕도 종합개발이 이뤄지고 둔치에 문화생태공원이 들어서면 산업과 거주시설, 연구개발단지와 관광이 연계되는 미래 명품도시 서부산권 시대가 본격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강서 맥도에 조성되는 2030 부산엑스포

김해공장 확장으로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도 탄력을 받고 있다. 부산시는 지난해 7월25일 정부에 2030 엑스포 개최를 위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공식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김해공항 확장공사는 2025년께 마무리된다. 적절한 공항 시설을 갖춘 데다 엑스포 유치가 확정되면 부산 강서 일대는 물론 경남과 울산을 비롯한 동남권 관광 전시컨벤션산업 등 서비스산업에 시너지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개최 예정지는 강서구 맥도 일원 350만㎡로 잡았다. 2030년 5월1일부터 10월 말까지 열 계획이다. 관람객 5050만 명 유치가 목표다. 등록엑스포는 5년마다 열린다. 부산 개최는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결정된다. 2030 등록엑스포의 재무 분석 결과 들어갈 비용은 4조2081억원, 수입 6조1110억원으로 추산돼 1조9000억원 수익이 예상된다. 전국적으로는 48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9조원의 부가가치유발효과, 53만여 명의 취업유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지역 총생산 늘고 부동산 가격도 급등

서부산권은 대단지 아파트 단지가 함께 들어서면서 가파른 인구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2014년 98만7000명에서 지난해 100만4000명으로 늘었다. 2030년에는 133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지역내총생산도 2014년 25조원에서 2016년 27조원으로 늘었다. 2030년에는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부산시는 내다봤다. 이 외에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화려한 변신을 추진 중이다. 부산지법 서부지원이 문을 열었다. 영국 랭커스터대 캠퍼스도 들어설 예정이다. 명지국제신도시와 1000만㎡ 규모에 생태수변공간(에코델타시티) 등이 2020년까지 조성될 준비를 하고 있다.

서부산권 개발 기대감은 부동산 지표로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서부산권의 아파트가격 상승세가 동부산권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9월 분양한 강서구 ‘명지 더샵 퍼스트월드’는 22만90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려 3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임에도 평균 청약 경쟁률 133 대 1을 기록했다. 벌써 수천만원의 웃돈이 형성돼 있을 정도다. 이영래 부동산서베이 대표는 “수년간 이미 많이 오른 동부산권에 이어 서부산권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삼종 부산시 서부산개발국장은 “서부산권은 김해신공항과 2030 부산등록엑스포 유치, 낙동강 하굿둣 개방의 3대 메가프로젝트와 에코델타시티, 국제산업물류도시, 연구개발특구, 사상스마트시티, 명지국제신도시의 5대 핵심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만큼 부산의 발전을 이끌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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