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 여는 부산]'가장 역동적인 도시' 부산… 4차 산업혁명 이끈다

입력 2017-11-01 16:55  

제조업 부활·스타트업 생태계 조성·관광 허브로 도약

성장 초석 다진 해운대 센텀시티

마이스 등 4700여개 기업 연매출 2조원
18개 지식산업센터 '창업 거점' 급부상

금융 공공기관 입주 '신 금융시티' 각광
해양시설 기반 관광단지 개발 가속
공항·철도 등 촘촘한 물류망 구축



[ 김태현 기자 ] 부산의 산업지도가 해안가를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차를 타고 1990년대부터 개발이 본격화한 서부산권인 강서구 신항을 지나 녹산공단을 달리면 에코델타시티와 영도구의 부산항대교를 만난다. 영도를 지나 중앙동과 동구에 걸쳐 한창 개발 중인 원도심의 북항재개발 지역을 거쳐 남구와 수영구에서 시작되는 광안대교로 이어진다. 광안대교를 내려오면 부산의 첨단산업 역동성을 보이고 있는 해운대 센텀시티가 모습을 드러낸다.

서부산권과 원도심의 북항, 동부산을 잇는 해양 벨트가 이어지면서 ‘해양수도 부산’의 목표에 성큼 다가서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부산의 해안경제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곳은 부산 해운대의 센텀시티다. 수영비행장을 재개발해 조성한 센텀시티에는 영화와 전시컨벤션산업이 안착하면서 관광과 영화 영상, 게임, 소프트웨어 등 4700여 개 기업이 자리를 잡아 2조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트리노드처럼 지역에서도 성공한 모바일 게임업체가 탄생하는 기반이 구축됐다. 지난달 42층 규모의 국내 최고층 지식산업센터 등 18개의 지식산업센터가 이곳에 몰리면서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이들이 자리잡도록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센텀시티가 성공을 거두자 부산시는 인근에 제2 센텀지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 치의학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센텀시티가 부산 신성장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센텀시티의 열기는 차로 5분도 채 안 걸리는 마린시티와 동백섬을 거쳐 달맞이고개, 기장 지역의 동부산관광단지로 퍼지고 있다.

북항을 중심으로 한 원도심도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제2 센텀시티를 지향하고 있다. 이곳에는 대형 크루즈가 오가는 국제여객터미널이 들어섰다. 호텔과 영상체험관도 자리잡았다. 부산 상공인들은 면세점을 운영해 일자리와 지역업체를 지원하고 있다.

외국 대형 복합리조트업체 유치에도 본격 나섰다. 해양시설, 관광 휴식공간, 시민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북항과 연계한 인근 지역을 해양산업 클러스터로 연계하고 영도 지역을 묶어 해양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수리조선소가 밀집했던 영도 대평동은 해양문화를 선도하는 ‘깡깡이마을’이 꾸며지면서 시민과 외부인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북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문현금융단지에는 63층짜리 부산국제금융센터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 공공기관이 입주해 ‘금융도시 부산’의 기반을 잡고 있다. 검찰 수사로 어려움을 겪던 BNK금융그룹도 김지완 회장과 빈대인 부산은행장이 지휘봉을 잡고 부산은행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며 핀테크(금융기술) 등 새로운 금융환경 속에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서부산권 개척도 본격화하고 있다. 공단이 부족해 양산이나 김해 등 부산 인근 지역 등으로 기업들이 떠나면서 부산의 제조업은 추락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1990년대 르노삼성자동차가 바다를 메워 신호공단을 지으면서 새로운 제조업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이어 2008년부터 녹산, 화전, 지사, 미음공단이 들어서면서 기업들이 부산으로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을 형성하면서 부산이 기계와 조선, 자동차 중심의 제조업 메카로 변신했다. 울산과 경남 창원, 거제 쪽으로 산업벨트가 이어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강서구 미음공단은 해양 융복합 소재 연구개발센터가 지어지고 부산테크노파크 등 연구개발센터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부산 신항도 연간 2000만 개(20피트짜리 컨테이너) 이상을 처리하면서 세계 2위 환적항만으로 도약할 예정이다.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는 공항과 철도 물류망을 연계해 새로운 환태평양 중심 물류기지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부산시는 공단 안착과 함께 5조4000억원을 투입해 여의도 네 배인 1100만㎡ 규모 에코델타시를 친수구역으로 개발하고 가덕도와 신공항 개발과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등에도 집중하고 있다.

기업들도 제2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글로벌화와 불안한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내실 경영을 하고 있다. S&T모티브는 자동차 부품과 소총을 중심으로 한 방위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을 살려나가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전기차 등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직원들과 함께 국토대장정을 펼쳐 애사심과 건강도 챙기는 기업문화를 가꾸고 있다.

영도구 봉래동의 한진중공업은 조선 경기 부진 속에서도 특수선 제작과 필리핀 해외 공장과의 조화를 이루면서 부활의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지역 점유율 20%로 추락했던 부산 소주 ‘대선’은 우수한 맛과 차별화한 마케팅을 내세워 지난달 4000만 병 판매를 돌파하며 점유율 40% 중반대에 안착해 주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전시컨벤션업체인 벡스코도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드론쇼와 가상현실 산업전시회를 열고, 스마트 앱(응용프로그램)과 파킹시스템도 구축했다. 서부산권에 제2 벡스코 건립도 검토하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부산과 울산, 경남을 잇는 동남광역권 주도 도시에서 글로벌 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인프라의 틀을 잡았다”며 “첨단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새로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다양한 소프트웨어 구축에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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