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선박솔루션 상용화 앞둬
4차 산업혁명시대 준비 '이상무'
[ 안대규 기자 ] 국내 1위 전력기기 업체인 현대일렉트릭이 동남아시아와 산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올해 목표 대비 두 배의 수주를 달성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본격화될 스마트 선박 솔루션 등 신시장 개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1일 “3분기까지 동남아에서 고압차단기, 변압기 등 700억원어치를 수주한 데 이어 연말까지 1300억원 규모의 추가 수주가 예상돼 연간 작년의 두 배인 2000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까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230㎸급 이상 초고압 차단기·변압기 추가 수주가 결정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유럽과 일본이 선점해온 동남아 전력인프라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달 태국 지사를 세웠다. 업계에서는 도시화와 산업화로 동남아의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전력설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일렉트릭은 공장 전력 효율화를 위한 산업용 ESS시장에서도 올해 목표치의 두 배인 2000억원을 수주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올 들어 현대중공업과 고려아연에 잇따라 산업용 ESS를 설치하면서 세계 최대 업체로 올라섰다.
현대일렉트릭은 선박의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분야에서 GE, 지멘스, 슈나이더, ABB 등 선진국 업체를 따돌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상선 두 척에 현대일렉트릭의 스마트십 솔루션이 장착돼 지난달 실증작업이 마무리됐다. 내년 상반기 LNG선 실증 작업이 끝나면 세계에서 처음으로 스마트십 상용화에 성공하게 된다. 세계 최대 선급인 영국 로이드는 향후 5년간 발주될 세계 6500척 선박 중 700척에 이 솔루션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적용한 선박은 연료비가 30% 절감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들어간 스마트십은 자율주행 선박의 전(前) 단계라고 보면 된다”며 “선진국이 독점해오던 선박 소프트웨어의 국산화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선박 건조 분야에서 세계 최대 실적을 자랑하지만 선박의 ‘뇌’에 해당하는 선박제어시스템은 노르웨이업체 콩스버그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현대일렉트릭 관계자는 “앞으로 자율주행 선박 분야에서도 선진국 업체의 기술을 추격하면서 시장쟁탈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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