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 방향
인사철만 되면 바짝 성과내는 줄세우기 평가로는 미래 없어
모든 구성원 다양성 인정하고 빠른 변화 대처할 인재 육성을
[ 박재원 기자 ]
“기업들이 지금처럼 1년에 한 번 직원들을 평가하는 인사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래는 없습니다.”
해외 대형 기업들이 바라본 ‘미래에 필요한 인재’의 기준은 생각보다 높았다. SAP, 머서, 화이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적 자원(HR) 육성을 위해 추진 중인 핵심 키워드는 ‘DAS(다양성, 민첩함, 솔직함)’로 집약된다.
2일 열린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 글로벌 기업의 대응 방향’을 놓고 오동욱 한국화이자제약 대표, 김경록 슈나이더일렉트릭코리아 대표, 형원준 SAP코리아 사장, 박형철 머서코리아 대표 등이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빠른 변화에 대해 통찰력 있는 분석을 내놨다.
인사·조직 컨설팅업체인 머서코리아의 박 대표는 “상대평가 형태의 인사체계를 운영하던 기업 중 40%가 절대평가로 돌아서고 있다”고 했다. 점차 다양해지는 구성원을 직급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강제로 같은 집단에 넣고 평가하는 것이 무의미한 시대가 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나의 팀 단위가 점차 소규모화되고 수평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이 등급제로 인사평가 시스템을 바꾸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정보기술(IT) 기업을 이끌고 있는 형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모든 개인의 개성을 충족시키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3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선택과 집중이 가능했지만 미래에는 개인의 여러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자라, 유니클로와 같은 패스트패션 업체조차 앞으로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야 할 상황”이라며 “할리 데이비슨처럼 10억 명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10억 개 색깔과 형태로 제작하는 기업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에너지 관리 기업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의 김 대표는 직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으로 ‘민첩함(agility)’을 꼽았다. 과거의 성과 대신 앞으로 일어나는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대처하는지가 생존의 관건이란 얘기다. 그 역시 “수많은 센서가 장착된 생산설비를 통해 생산과 유통이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상황에서 인사철만 되면 줄을 서고 바짝 성과를 내는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오 대표는 “과거와 다른 인사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를 먼저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화이자가 도입하고 있는 문화가 ‘스트레이트 톡(직접 대화 혹은 솔직한 소리)’ 프로그램이다. 바른말을 할 수 있도록 일종의 ‘쓴소리 쿠폰’도 발행한다. 기존의 틀을 깨기 위해 직언을 하자는 취지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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