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제강연
바스카 크리슈나마차리
인터넷 연산처리 능력 발달로 양질의 데이터 효율적 이용
도로상황 예측·통제 가능
자율주행차 보급 본격화 되면 알아서 자동차가 집앞에 대기
[ 유하늘 기자 ] “자동차끼리 대화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겁니다. 인공지능(AI)끼리 말이죠.” 사물인터넷(IoT) 분야 최고의 소장 학자로 불리는 바스카 크리슈나마차리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기계공학과 교수(사진)는 “마치 병원균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듯이 택시 등 자동차들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그리는 미래는 ‘교통사고 제로’의 도시다.
크리슈나마차리 교수는 2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7’에서 ‘자율주행차, 인터넷 세상을 달리다’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차세대 무선 네트워크에 관한 논문을 200편 넘게 발표한 IoT 분야 전문가다. 학술정보 플랫폼 ‘구글 스칼라’에 따르면 그의 논문은 2만 번 이상 인용됐다.
그는 IoT 시대가 도래한 배경으로 연산처리 기술의 발달을 꼽았다. 크리슈나마차리 교수는 “인터넷에 약 80억 개의 프로세서가 연결되면서 양과 질 차원에서 모두 우수한 빅데이터가 쌓였다”며 “연산처리장치의 성능 역시 ‘무어의 법칙(마이크로칩의 성능이 2년마다 두 배로 증가한다는 경험적 예측)’을 따라 크게 향상되면서 수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의미를 뽑아낼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사회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IoT 시대의 의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크리슈나마차리 교수는 “현미경의 발명 덕분에 생물학이 크게 발전한 것처럼 IoT 시대가 오면서 우리가 몰랐던 사회 변화에 대해 미리 알고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IoT 기술이 적용될 대표적인 영역은 자율주행차다. 크리슈나마차리 교수는 자율주행차 보급이 늦어도 2045년께에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마차로 가득 차 있던 미국 뉴욕 맨해튼의 1905년 거리 모습과 자동차가 가득 들어찬 1920년대 모습을 비교해 보여주면서 “불과 15년 만에 이처럼 급격한 변화가 일어났다”며 “테슬라를 비롯한 여러 업체가 늦어도 2030년까지 첫 완전자율주행차를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이때가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방식도 소개했다. 그는 “자율주행차용 소프트웨어는 보안상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해 줘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해결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하나의 셀 타워(기지국)에서 정보를 주는 게 아니라 마치 전염병이 번지듯 택시들 간에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오면 우리가 차를 이용하는 모습이 크게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슈나마차리 교수는 “우리가 원하면 언제든 차가 와서 우릴 태울 것이므로 차를 사지 않아도 된다”며 “차 안에서 동영상을 보거나 식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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