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중앙은행 의장 교체에 한숨 돌린 한은

입력 2017-11-03 09:39   수정 2017-11-03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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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경제부 기자) 말 그대로 중앙은행 수장들의 교체기입니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들이 줄줄이 임기 만료를 맞고 있거든요. 한국의 통화정책 및 금융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의 중앙은행 수장들이라 시장 참여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인선 과정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관심은 차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입니다. 제롬 파월 Fed 이사가 새 의장으로 사실상 낙점됐습니다. 5년간 재닛 옐런 Fed 의장과 호흡을 맞춰 온 만큼 통화정책의 연속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하겠다는 현재 Fed의 정책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판단에서죠.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분류돼 시장에 주는 충격도 최소화할 전망입니다.

차기 Fed 의장에는 한국은행도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습니다. 차기 Fed 의장의 성향에 따라 국내 통화정책에 미칠 파급력이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한은은 파월 이사와 경쟁자이자 ‘매파’(통화긴축 선호) 성향을 갖고 있는 존 테일러 스탠퍼드대 교수가 차기 Fed 의장으로 낙점되지 않은 걸 내심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아무래도 급진적인 금리 인상을 원하는 테일러 교수가 차기 Fed 의장이 된다면 경기 상황을 보며 금리 인상을 준비하고 있는 한은 입장에선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밖에 없거든요.

미국 만이 아닙니다. 최근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시진핑 1인 권력 체제를 공고히 한 중국도 인민은행 총재를 교체할 가능성이 큽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는 역대 최장수 총재입니다. 15년간 중국 인민은행을 이끌어왔습니다. 시장 친화적인 성향이 강하고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내년 4월 임기가 끝나는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연임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그동안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 정책을 사실상 진두지휘한 만큼 유임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내년 1월 정기 국회에서 구로다 총재의 연임 여부가 결정될 예정입니다. 최근 긴축 기조 전환을 공식화한 미국과 달리 일본은 여전히 공격적인 양적완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고요.

한국의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는 내년 3월 말입니다. 한은 총재는 4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게 일반적이라 연임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습니다. 당초 차기 한은 총재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조윤제 서강대 교수가 주미대사에 임명되면서 현재로선 지난 6월 퇴임한 장병화 전 한은 부총재와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 등 국제기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경제학자들이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 수장들의 교체가 통화정책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유심히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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