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 만에 700 회복한 코스닥… '벤처 육성책' 타고 날아 오를까

입력 2017-11-03 17:40  

정부, 혁신 창업기업 육성에 30조원 투자 계획 발표
DSC 등 벤처캐피털주 급등

"반도체·게임·헬스케어주 등 '코스닥 성장주' 투자 유망"



[ 강영연/나수지/김태호 기자 ] 코스닥지수가 3일 14개월여 만에 700선을 넘어섰다. 정부가 전날 발표한 ‘혁신창업 생태계 조성방안’에 힘입어 코스닥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대거 몰릴 것이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폭이 두드러질 코스닥 성장주 중심의 투자전략 마련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개인 순매수에 700선 돌파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6.17포인트(0.89%) 오른 701.13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8월12일(705.18) 이후 14개월여 만이다. 나흘째 순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이날 1379억원어치를 사들여 지수를 밀어올렸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는 동안 소외됐던 코스닥시장에도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가 퍼지고 있다.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키우기 위해 이들 기업의 주요 자본조달시장인 코스닥 활성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게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전날 30조원을 기술혁신형 창업기업을 육성하는 데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다음달 코스닥시장 중심의 자본시장 혁신 방안도 공개할 계획이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저평가됐던 코스닥 상장사들의 실적과 주가가 레벨업 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코스닥 성장주’를 선별해 투자하는 게 좋다고 입을 모았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종목이 대표적이다. 원익IPS(154.0%, 작년 대비 올해 매출 증가율 추정치), 테스(52.5%), 에스에프에이(45.4%) 등 반도체 장비주와 비에이치(95.9%), 인터플렉스(60.6%) 등 휴대폰 부품주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종목들이다. 김종언 대신자산운용 리서치운용본부 팀장은 “대형 수출주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 업체에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수익성도 꾸준히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더블유게임즈(109.9%) 등 게임주와 휴젤(45.4%), 메디톡스(37.5%) 등 헬스케어주도 내년까지 성장세가 이어질 종목으로 꼽혔다. 그동안 주가가 많이 떨어져 가격 매력이 높아진 내수주와 화장품·레저주 등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피해주 등도 유망한 업종에 포함됐다. 민수아 삼성액티브운용 본부장은 “내수주들은 그동안 한국과 중국 간 사드 갈등 등 외부 악재 탓에 내부적으로 할 수 있는 수익성 개선 노력에 집중해왔다”며 “사드 보복이 사라지면서 업황이 회복되면 실적이 빠르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목받는 벤처캐피털 관련주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벤처캐피털(VC)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4차 산업혁명 관련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창업투자회사 DSC인베스트먼트는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5430원에 장을 마쳤다. 인수합병(M&A)과 세컨더리(투자된 지분을 재인수하는 투자) 전문 투자사 티에스인베스트먼트는 425원(13.64%) 상승한 3540원에 마감했다. 같은 업종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2.41%) 등도 동반 상승했다.

정부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3년간 10조원의 자금이 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를 통해 벤처캐피털로 유입된다. 이들 두 펀드가 각각 심사를 통해 전문 운용사를 선정하고 투자금이 벤처기업으로 흘러가는 구조다. 여기에 벤처캐피털의 투자 회수를 돕는 M&A 활성화 방안도 발표돼 벤처투자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강영연/나수지/김태호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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