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오피스 전성시대… 키워드는 (1) 미니 (2) 공유 (3) 고객 맞춤

입력 2017-11-03 18:27  

진화하는 오피스

1인 창업자들 끌어들이는 '신개념 오피스'

마곡·광교·동탄 등 '섹션 오피스' 열풍
전용면적 20~30㎡…책상 4~5개 들어가
회의실·라운지 같이 사용해 비용 절감
서울 도심에선 '공유 오피스' 급속 확산



[ 이정선/김형규 기자 ]
서울 마곡지구에선 두산더랜드파크, 안강프라이빗, 보타닉비즈타워 등 10여 곳의 ‘섹션 오피스’가 임차인을 모집 중이다. 이 오피스빌딩들은 서울 도심이나 강남에 즐비한 업무용 건물과는 다르다. 보통 4~5개의 책상을 놓을 수 있는 소형 사무실 전용이다. 현지 원탑공인 박명근 대표는 “사무실이 작아 협력업체 등 소규모 법인들에 인기”라며 “임대료도 훨씬 저렴해 여의도나 멀게는 강남에서도 넘어오곤 한다”고 전했다.

섹션 오피스, 공유형 오피스, 지식산업센터 등 신종 오피스가 급속히 늘고 있다. 기존 오피스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특징은 다운사이징, 고객 맞춤형 시설 배치, 부대시설 공유 등이다. 1인 창업기업 등 소규모 법인이 늘면서 오피스 시장이 수요자 맞춤형으로 진화하는 추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신도시에 섹션 오피스 공급 급증

섹션 오피스는 보통 전용면적 20~30㎡ 크기다. 필요에 따라 사무공간을 더 넓히는 것도 가능해 입주기업의 다양한 입맛에 맞출 수 있다. 회의실과 화장실, 카페테리아, 복사기 등은 공용으로 제공한다. 입주기업은 필요한 전용공간만 빌려 쓰기 때문에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분양대행사 미래인의 권오진 대표는 “면적이 작은 섹션 오피스는 투자비용이 적고 오피스텔처럼 화장실 및 주방 등이 포함되지 않아 공간 효율성이 높다”며 “소형화, 공용화, 다양화 기능을 갖춘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건설회사나 개발업체들은 2년 전부터 섹션 오피스 분양에 나서고 있다. 2015년 이후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문정지구,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 화성 동탄2신도시 등의 섹션 오피스 개발 프로젝트만 50여 개다.

섹션 오피스는 인기에 힘입어 점차 대형화되는 추세다. 호반건설이 경기 시흥 배곧신도시에서 공급하는 ‘아브뉴프랑 센트럴’ 내 섹션 오피스는 456실(전용면적 36㎡)에 달한다. 기존 오피스빌딩을 개조해 섹션 오피스로 분양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자산운용사인 이지스는 서울 신도림동의 빌딩을 매입한 뒤 소규모 사무실로 개조한 ‘신도림 핀포인트’를 분양 중이다.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앞에 있는 유원빌딩도 일부 층을 사무실로 분할해 분양하고 있다.


◆서울 공유 오피스 2년 새 34곳

서울 도심에서는 ‘공유 오피스’의 질주가 무섭다. 알투코리아에 따르면 1~2년 새 서울에만 34곳(12만6000㎡)의 공유 오피스가 문을 열었다. 기존 오피스를 공유형으로 개조한 사무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회의실 휴게실 등을 입주업체들이 공유하는 게 특징이다.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업체인 미국계 위워크(WeWork)는 지난해 8월 서울 서초동에 첫 지점을 낸 이후 을지로, 삼성동 등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스페이시즈도 올 9월 종로 그랑서울타워에 2000㎡ 규모의 사무공간을 확보했다. 이든비즈, 드림플러스 등 국내 공유 오피스 업체도 이들과 경쟁하고 있다.

현대카드 역시 올해 1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서초동 홍우빌딩에 스튜디오블랙을 열었다. 건물 8~12층에 1인당 월 35만~40만원의 서비스료를 받는 방식으로 총 140실의 소규모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생명도 7월부터 서울 신사동에 총 15개 층 규모의 드림플러스강남을 운영 중이다.

◆지식산업센터, 중소 오피스 대체

공장보다 주로 사무실로 활용되는 지식산업센터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전국 지식산업센터 인허가 건수는 2014년 32건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말 105건으로 늘었다. 주로 서울 성수동 구로·가산동 등에서 공급되는 지식산업센터가 동탄2신도시 등 수도권 신도시로 급속히 확산한 결과다.

소형화된 신종 오피스는 회의실 라운지 등을 공유하면서 입주업체 간 교류가 활발한 것이 단적인 예다. 현대카드의 스튜디오블랙은 입주업체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층별 반창회, 강연 제공 등 다양한 네트워크 프로그램까지 운영하고 있다. 웹개발자들이 자신의 개발 상품을 시연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통신장비는 물론 3차원(3D) 프린터까지 활용할 수 있는 테스팅룸도 설치해 입주사들을 돕고 있다. 김태호 알투코리아 상무는 “아직까지 미니오피스 시장은 전체 물량의 1% 미만에 그치고 있지만 공유 오피스 등이 정보기술(IT), 서비스사업 등의 융·복합에 기여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점차 고유의 영역을 확대해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정선/김형규 기자 leewa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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