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노조는 지난 9월5~6일 이틀간 노조원을 대상으로 윤 회장의 연임에 찬성하는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1만6000여 명의 조합원 휴대폰에 인터넷 응답 사이트 링크를 보내는 방법으로 이뤄졌다. KB노조는 1만1000여 건의 응답 중 4282건이 중복 응답이었다고 주장했다. 설문 마감 당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17개 IP(인터넷 프로토콜)에서 집중적으로 중복 응답이 나왔고, 이 답변의 99.7%가 ‘연임 찬성’이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KB노조는 이 건으로 윤 회장과 경영진을 업무방해 및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맞서고 있다. 오히려 노조 설문조사가 확인도 없이 허술하게 이뤄져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또 노조 측이 오히려 인원을 동원해 ‘연임 반대’ 몰표를 던졌다고 주장했다. 설문조사에 앞서 응답자가 조합원임을 확인하는 인증도 없이 누구나 조사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회사 차원에서 조사한 결과 조직적인 개입 사실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경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계 일각에선 대단히 중요한 사안도 아닌데 경찰이 압수수색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내놓고 있다. 다른 은행 임원은 “노조는 얻어낼 게 있어 경영진을 반대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그런데도 회장 연임 설문조사 건으로 압수수색을 벌인 것은 어떤 다른 속셈이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현일/황정환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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