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채용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은 이병삼 전 금감원 부원장보가 3일 구속됐다. 검찰이 금감원에 대한 채용비리 수사에 나선 이래 구속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이 이 전 부원장보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금감원 채용비리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성인 서울남부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해 증거인멸과 도주 염려가 있다”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전 부원장보는 지난해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 채용과정에서 금감원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서류 조작을 지시하는 등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혐의(업무방해·직권남용 등)를 받고 있다.
검찰과 감사원에 따르면 이 전 부원장보는 금감원 출신 3명이 입사지원서에 실제 경력 기간보다 짧게 기재해 불합격 대상이 되자 이들의 인사기록을 찾아 경력 기간 수정을 지시했다. 또 인성검사에서 ‘부적격 등급’을 받은 금감원 출신 지원자를 합격시키고, 최종 합격자 중 부적격 인원이 보고되자 예비 합격자 명단에 없는 인물을 추가 합격시키는 등 채용과정에 개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7월 감사원으로부터 서태종 전 수석부원장, 이병삼 전 부원장보, 이 모 전 총무국장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고 내사를 벌여오다 지난달 22일 금감원을 압수수색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그동안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이 전 부원장보를 소환해 조사했으나 이 전 부원장보는 대부분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일 이 전 부원장보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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