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일반여행 지급액은 69억5530만 달러(약 7조7621억원)로 분기 기준 역대 최고였다. 이는 직전 분기인 2분기(62억7950만 달러)보다 10.8% 증가한 것으로, 이전 최고 기록이던 작년 3분기(65억9500만 달러)보다도 5.5% 늘었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국민이 유학, 연수가 아닌 여행이나 출장을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하면서 쓴 숙박료, 음식료품비 등을 뜻한다.
일반여행 지급액은 1980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꾸준히 증가했다. 1980년 1분기만 해도 8260만 달러였으나 15년 후인 1995년 1분기(11억8600만 달러)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 3분기 해외여행 지급액이 늘어난 것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외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내국인 출국자는 701만1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8% 증가했다.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는 것은 소득 수준 향상에 따라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소득 증가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기 때문에 장기적인 추세로 보면 여행지급액, 출국자 수는 꾸준히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수출 호조에 힘입어 각종 거시 경제 지표가 살아나는 가운데 소비 증가세만 여전히 미온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외여행 지급액만 꾸준히 늘어나는 현실은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소비를 의미하는 소매판매는 1년 전보다 4.3% 증가했다. 증가 폭이 1분기(1.9%), 2분기(1.7%) 확대됐지만 해외지급액 증가세보단 작은 수준이다.
해외에서 쉽게 열리는 지갑이 국내에서 좀처럼 열리지 않는 것은 미약한 국내 관광 인프라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여행을 즐기고 싶어도 국내에선 만족할 만한 여행을 즐길 수 없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9월 말과 지난달 초까지 이어진 '황금연휴'가 내수에 긍정적인 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급 리조트, 골프 여행 등 국내에도 다양한 여행 수요가 생겼지만 이를 충족하는 인프라가 없다"며 "다양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해외여행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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