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굵직한 외교 일정이 숨가쁘게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7일 미국 대통령으로는 25년 만에 국빈 자격으로 방한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한다. 탈냉전 이후 한반도 위기가 최고 수준으로 고조된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국을 직접 방문해 이뤄지는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의 방한은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강화 등을 목적으로 지난 3일부터 시작된 아시아 5개국 순방의 일환이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확인하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한·미 공조를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손봐야 한다’는 의지가 강한 만큼 두 나라의 교역 문제도 회담 테이블에 올려질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달 말 한·중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합의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방어체제(MD)에 한국의 참여 여부, 한·미·일 군사동맹에 이른바 ‘3불(不) 입장 표명’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도 트럼프가 어떤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이런 요인들은 상황에 따라 한·미 정상회담에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는 예상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이번 정상회담이 안보와 경제 측면 모두에서 확고한 한·미 동맹관계를 다지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코리아 패싱’ 우려를 최대한 걷어내고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확보해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오는 10~11일 베트남 다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여기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양자 회담도 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말 사드 갈등을 봉합한 한·중 관계를 정상궤도로 올려놓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번주 발표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과 통화신용정책보고서가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발표되는 금통위 의사록에는 이일형 금통위원이 6년 만에 처음으로 ‘인상 소수의견’을 냈던 지난달 19일 금통위 회의 내용이 공개된다. 금통위원별 경기상황 진단, 위험 요소, 기준금리 조정 여부 의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9일 나오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대내외 경기 여건에 대한 한은의 진단과 전망을 제시한다. 지난달 26일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1.4% 증가하는 ‘깜짝 성적표’가 발표된 이후 올해 마지막으로 남은 이달 30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지난주 발표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1%대로 주저앉은 가운데 10월 수출 증가율도 열 달 만에 한 자릿수로 줄어들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다시 커졌다. 이번 의사록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한은의 입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근거가 될 전망이다.
7일과 10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기획재정부가 각각 ‘KDI 경제동향 11월호’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를 발간한다.
이상열 경제부 차장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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