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할인전쟁' 덤빌 수가 없네

입력 2017-11-06 19:14  

입점업체가 파는 상품까지
자체 부담으로 최대 9% 할인

연말 '쇼핑 시즌' 앞두고 이익보다 점유율 확대 집중



[ 김현석 기자 ] 아마존이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입점 상인이 파는 상품 일부 가격을 자체 부담으로 최대 9% 할인하고 있다. 이익을 낮추더라도 시장점유율을 최대한 늘리겠다는 의도다. 월마트 등 경쟁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며칠 전부터 입점 상인의 인기 보드게임, 전자기기 등 일부 제품을 할인 판매하고 있다. 이들 상품엔 ‘아마존이 제공하는 할인’이란 표시가 붙어있으며 할인 폭은 10%를 넘지 않는다.

할인은 예고 없이 시작돼 며칠 만에 사라지기도 해 제품을 파는 상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아마존 측은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되 입점 상인에게는 정상가 기준의 판매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상인들이 원치 않으면 언제든 할인에서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그동안 직판 상품에만 할인 등 가격을 통제해 왔다. 제3자 판매 상품에 할인을 제공하는 건 이례적이다.

이번 조치는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월마트 등 경쟁사로부터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아마존은 이익을 내기보다 점유율을 높이는 데 집중해 왔다. 지난 3분기 매출이 437억4000만달러(약 48조5400억원)에 달하지만, 이익은 매출의 0.57%인 2억5600만달러(약 2861억원)에 그쳤다.

일부 상인은 아마존의 일방적 할인 조치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다른 유통사와 최저 가격을 지키기로 판매 계약을 맺은 상인들은 이런 약속을 본의 아니게 어기게 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정책은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려는 유명 브랜드와 충돌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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