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마리아 폰 베버는 독일 낭만 오페라의 서막을 연 ‘마탄의 사수’의 작곡가만으로 기억되기에는 아까운 사람이다. 뛰어난 피아노 실력을 갖고 있었고 다양한 악기 용법에 통달했다. 그의 마지막 오페라는 요정의 왕 이야기인 ‘오베론’인데 전막 공연은 드물지만 서곡만큼은 널리 연주된다.
상쾌한 현악 합주 위에 베버의 장기인 다양한 목관악기가 절묘하게 노니는 곡이다. 흥미롭게도 역시 오베론이 주인공인 펠릭스 멘델스존의 ‘한여름 밤의 꿈’ 서곡과 많이 닮았고 게다가 1826년 같은 해에 작곡됐다. 그해에 40세의 나이로 요절한 베버와 새로운 신동으로 떠오른 17세의 멘델스존이 같은 소재의 명곡을 동시에 남겼다니! 멘델스존의 서곡이 더 유명하지만 베버의 서곡도 들어보시라. 못지않은 활력과 투명한 서정을 만나게 될 것이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