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줄 선물 미리 푼 중국…미국과 50억달러 투자펀드 설립

입력 2017-11-07 19:00   수정 2017-11-08 05:26

9일 G2 정상회담 앞두고
중국 국부펀드-골드만삭스 손잡고
미국 제조업에 집중 투자하기로

상하이 자유무역항 운영안 공개
통관·검역·법인세 지원 늘릴 듯



[ 베이징=강동균 기자 ]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와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공동으로 최대 50억달러(약 5조5600억원) 규모의 투자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8~10일 중국을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시 주석이 준비한 선물이란 평가가 나온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양측은 협의가 마무리되면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기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합의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은 각종 투자 및 거래와 관련한 합의문에 서명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CIC와 골드만삭스의 공동 투자펀드 조성도 ‘합의 꾸러미’ 가운데 하나라고 WSJ는 전했다. 로이드 블랭크파인 골드만삭스 회장은 미국 주요 기업 대표 40여 명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수행한다.

양측은 펀드를 통해 미국 제조업에 집중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각각의 구체적인 투자 액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WSJ는 “CIC는 골드만삭스와의 제휴로 미국 내 주식 및 부동산 등의 자산 투자를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내 외국계 투자은행의 투자 지분 확대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도 이번 제휴를 통해 더 좋은 위치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항 운영 초안도 공개했다. 중국에 시장 개방을 강력하게 촉구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해 개혁개방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증권보에 따르면 상하이 무역항에서 설립 등록을 마친 모든 기업은 자유무역항 내에선 수출입 화물의 통관이나 검역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자유무역항에 등록한 기업은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받고 자유롭게 위안화를 환전할 수 있다. 자유무역항 내 기업에 고용된 외국인은 장기 거주가 가능한 그린카드를 발급받는다.

시 주석은 지난달 열린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자유무역시험구에 더욱 큰 자주권을 주고, 자유무역항 건설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상하이 자유무역지구(FTZ)를 자유무역항으로 건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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