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음에도 원화강세 수혜주들이 좀처럼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내수주와 여행주 등은 최근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에 이미 단기 급등한 데다 3분기 부진한 실적 전망이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장 중 1110.5원까지 떨어지며 연중 최저치를 찍었다. 이날 오후 2시45분 현재는 상승세로 돌아서 1113.8원을 기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원화 강세는 음식료 등 내수주에 호재로 작용한다. 곡물, 설탕 등 원자재 수입에 드는 비용 부담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원화 강세는 소비자 구매력 상승과 수입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통주의 수혜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달 들어 음식료업종지수는 1.19% 하락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현재 음식료 대표 종목들도 대부분 내림세다. 삼양사 2.26%, 농심 1.05%, 오뚜기 0.27%, CJ제일제당 0.13% 등이 하락하고 있다.
여행 관련주도 주가 탄력을 잃었다. 항공사나 여행사는 원화 강세일 때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수혜주로 꼽힌다. 항공사는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기 임대료와 외화부채가 줄어드는 점도 긍정적이다. 그럼에도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한항공은 2.40%, 아시아나항공은 1.89%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 업계에서는 여행주와 내수주가 최근 급등세로 인해 추가 상승탄력이 붙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한중 관계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다. 두 회사는 지난 한달 동안 각각 16%, 21% 상승했다.
사드 여파가 컸떤 음식료 종목들도 주가를 대부분 회복한 모습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9월 34만원대까지 내려앉았다가 최근 37만원대로 올라섰다.
항공주의 경우 3분기 어두운 실적 전망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사드 여파로 중국 수요가 줄어든 데다 국제 유가까지 상승하며 실적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조정을 받은 항공주에 대한 투자가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송재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강세 흐름 속에 급감했던 중국 수요가 정상화될 것"이라며 "4분기에는 실적 호조가 이어지면서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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