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혜 기자 ] 1914년 세르비아 청년 한 명이 보스니아 수도 사라예보를 방문한 오스트리아 황태자 부부의 목숨을 앗았다. 제1차 세계대전의 발단이다. 오스트리아는 세르비아에 전쟁을 선포하고, 슬라브족 나라인 러시아는 세르비아 편에 섰다. 오스트리아와 함께 게르만족의 세력을 키우려 했던 독일이 뛰어들고, 독일을 견제하던 영국과 프랑스가 반대편에 가세했다. 이 싸움은 900만 명이 죽고 2200만 명이 다치고 난 1918년이 돼서야 사그라들었다.
지난 8일 프랑스 파리에서 1차 세계대전 100주년을 돌아보는 행사가 열렸다. 노트르담대성당 입구의 회백색 벽이 붉고 푸른 조명으로 물들었다. 프랑스는 승전국 대열에 있었지만 전쟁은 이기거나 진 쪽 모두에 상흔을 남겼다. 제국주의 국가 간 충돌이라는 흐려진 기억이 화려한 조명 속에서 또렷이 살아나고 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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