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내로남불' 공방전
야당 "홍종학, 부의 대물림으로 이익 챙겨"
여당 "좌파는 가난해야 되나" 엄호
야당 "딸에 현금 증여해 세금 내라"
홍종학 후보자 "그렇게 하겠다"
야당 "명문대 안나오면 소양 없냐"
홍종학 후보자 "상처받은 분들께 죄송
열심히 일해 신임 얻겠다" 사퇴 거부
[ 유승호/김소현 기자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재산 증여와 학력 비하 논란이 10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이날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개최한 인사청문회에서 홍 후보자를 향해 “강남 좌파” “지킬 앤 하이드” “표리부동” 등의 표현을 써 가며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여당은 홍 후보자가 세법에 따라 증여세를 냈다며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는 밖에선 왼손을 쓰고 집에 가선 오른손을 썼다”며 “자신은 지키지도 못할 가치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표리부동한 코미디”라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홍 후보자는) 강남 좌파, 샴페인 좌파, 캐비어(철갑상어 알) 좌파”라며 “평범한 사람이 그렇다면 괜찮지만 장관은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김기선 의원은 “민주와 정의의 수호자인양 하면서 정작 자기는 부의 대물림을 통해 이익을 챙겼다”며 “말 따로, 행동 따로가 문제”라고 말했다.
여당 의원들은 재산 증여 과정에서 위법한 사실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홍 후보자를 옹호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여세를 다 냈고 탈루 의혹도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재호 의원은 “좌파는 가난하고 우파는 부자여야 하느냐”고 반박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장모와 배우자, 딸 사이에 이뤄진 거래까지 책임져야 하느냐”며 “장모가 증여하겠다는 것을 사위가 좌지우지할 수는 없다”고 거들었다. 홍 후보자는 “깊숙이 관여하지 못했고 증여세를 많이 내더라도 철저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해명했다.
이찬열 국민의당 의원은 “홍 후보자가 탈법이나 위법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안다. 단지 도덕성 문제, 국민 눈높이에서 일할 사람인지를 묻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은 자신이 2008년 광우병 파동으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서 물러난 일을 거론하며 고위 공직자는 ‘국민정서법’까지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엄마가 돈을 빌려줘 증여세를 내게 했다는 것이 국민 정서에 안 맞는다”며 “딸에게 현금을 증여해 그 돈으로 세금을 내고 정리하라”고 말했다. 이에 홍 후보자는 “딸에게 2억5000만원 정도를 증여해 모녀간 채무 관계를 해소하겠다”고 답했다.
야당 의원들은 학벌 지상주의를 조장하는 듯한 홍 후보자 저서 내용에 대해서도 공세를 퍼부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명문대를 안 나온 사람은 소양이 없다고 보면 되느냐”고 따졌다.
홍 후보자는 “상처받은 분들에게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전체 맥락을 보면 학벌주의를 조장하는 의미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또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위해 평생 살아왔고 열심히 해명해서 신임을 얻도록 하겠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다. 김병관 민주당 의원은 “홍 후보자 책에 부적절한 표현이 있지만 전반적인 내용은 그런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곽대훈 한국당 의원은 홍 후보자가 지난해 총선 당시 한 영상에서 ‘새누리당을 지지했기 때문에 대구 경제가 침체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보여주며 “광주 경제는 민주당을 지지해서 안 좋아졌냐. 대구 시민을 모독했다”고 호통을 쳤다.
이날 심야 추가 질의시간에는 한국당 의원들이 “홍 후보자의 검증자료 미제출로 인해 인사청문회 진행이 무의미하다”며 회의장을 떠났다. 산자중기위는 13일 오전 홍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정하기로 했다.
유승호/김소현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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