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단단해진 동국제강… 3년간 빚 1.3조 갚았다

입력 2017-11-10 19:22   수정 2017-11-11 08:54

장세욱 부회장의 구조조정 효과
3분기 영업익 10% 증가 725억
부채비율 10년 만에 최저 수준
실적·재무구조 정상 궤도로

장세주 회장도 '무차입경영'강조
고부가 컬러강판이 효자네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능력
건축 내외장재·가전제품에 쓰여
올해 판매량 40% 증가할 듯



[ 안대규 기자 ] 국내 3위 철강회사인 동국제강 부채비율이 122.6%로 10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2014년부터 지속해온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나타내면서 재무구조와 실적이 동시에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컬러강판과 철근 분야 경쟁력도 실적을 떠받치는 요인이다.

◆10분기 연속 영업 흑자

동국제강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한 1조5544억원, 영업이익은 10.2% 늘어난 725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발표했다. 2015년 2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간 것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4조57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3.9%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인상분을 제품에 반영하기 시작했고 원가절감 노력과 고부가가치 제품 매출 확대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고급 컬러강판 판매를 늘리고, 후판 매출처를 기존 조선업 위주에서 건설, 플랜트업계로 다변화한 것도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부채비율은 122.6%(별도 기준)로 낮아졌다. 2007년 94.4%를 기록한 이후 10년 만의 최저치다. 동국제강은 마지막 남은 공모 회사채 2000억원을 지난달 모두 갚아 현재 부채비율은 더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120%대 부채비율은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국내 61만 개 일반 기업의 평균 수준이다. 2014년 유동성 위기로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맺은 동국제강이 실적과 재무구조 면에서 완전히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철강업계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이 작년 6월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졸업했지만 장세욱 부회장(사진) 지시로 모든 회사채를 갚는 등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지난 3년간 동국제강은 페럼타워 매각(4200억원), 포스코 등 보유 주식 매각(1010억원), 국제종합기계 매각(311억원), 유아이엘 지분 매각(587억원) 등으로 1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이를 통해 빚을 갚아나가기 시작해 동국제강의 차입금은 2014년 3조8000억원에서 2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동국제강 최대주주이자 장세욱 부회장의 형인 장세주 회장이 평소 차입금이 전혀 없는 무차입 경영을 강조해온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선 투기등급(BB+)에 머물러 있는 동국제강 신용등급도 내년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컬러강판, 철근으로 실적 끌어올려

동국제강의 수익성을 높인 ‘일등 공신’은 컬러강판이다. 건축 내외장재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컬러강판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 시장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동국제강 매출을 끌어올렸다. 세계 최대 컬러강판 생산능력(연산 75만t)을 갖춘 동국제강은 지난 2월 말 세계에서 처음 컬러강판 누계 생산량이 1000만t을 넘었다. 이 회사의 컬러강판은 N서울타워, KTX광명역, 고척 스카이돔 등의 외관을 꾸미는 데 쓰였고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냉장고 등에도 활용됐다. 2011년 업계 최초로 컬러강판 브랜드 ‘럭스틸’을, 2013년엔 가전용 브랜드 ‘앱스틸’을 출시했다. 동국제강은 장 부회장이 건설회사 가전회사 등을 찾아다니며 마케팅한 결과 판매량이 급증했다. 럭스틸의 올해 판매량은 전년보다 40%가량 증가한 14만t을 기록할 것으로 동국제강은 예상했다. 2014년 판매량(6만9000t)의 두 배 규모다.

수출을 다변화한 것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유럽에서는 럭스틸 판매가 올 들어 3분기까지 2만6800t으로 전년 동기(1만200t)보다 배 이상 늘었고, 인도 호주 등 대양주 수출도 같은 기간 1만4400t에서 2만2000t으로 52.7% 증가했다. 올해 건설경기 호황으로 철근 수요가 급증한 것 역시 국내 2위 철근 제조업체인 동국제강에 호재였다. 연산 250만t 규모의 공장을 100% 가동해도 밀린 주문을 처리하기 힘들 정도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또 추가적인 원가절감을 위해 당진 후판공장을 스마트공장으로 만들기로 하고 올해말까지 빅데이터 수집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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