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절세 혜택이 있는 펀드상품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늘고 있다. 펀드 투자를 통한 절세를 생각한다면 먼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상장 주식의 매매·평가차익이 비과세된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 상승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직장인은 연금저축계좌와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활용해 세액공제를 노릴 수 있다. 정부 세법개정안에 따르면 절세 가능한 금융상품 중 하이일드 펀드(분리과세)와 해외 주식투자 전용펀드(비과세)는 올해 말까지만 절세혜택을 주고 연장하지 않을 예정이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하이일드 펀드는 총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비우량 채권 또는 코넥스 주식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다. 1인당 3000만원까지 최대 3년간 이자와 배당소득에 대해 15.4%의 세율로 분리과세 받을 수 있다. 기업공개(IPO) 시 공모물량의 10%를 펀드가 우선배정 받을 수 있어 경쟁률이 높은 공모주를 개인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해외 주식투자 전용펀드(이하 비과세 해외주식형 펀드)는 소득, 연령에 관계 없이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1인당 3000만원까지 10년간 펀드가 투자한 해외 상장주식의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중도해지 시 불이익도 없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는 지난달 말까지 계좌 수 66만6000개, 판매 잔액 2조9521억원으로 글로벌 증시의 훈풍의 수혜를 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계좌가 있다면 투자현황을 점검하고 다음과 같은 사항을 유의해 관리·활용 계획을 세워야 한다.
첫째, 납입한도와 계약기간을 점검해야 한다. 최대 10년(120개월)까지 가능한 계약기간과 3000만원의 납입한도를 내 계좌에 어떻게 반영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올해까지는 납입한도를 자유롭게 높이거나 낮출 수 있고 중도에 인출해도 납입한도가 복원되지만 내년 1월부터는 한도변경을 할 수 없고 기존계좌의 잔여한도 내에서만 투자 가능하다. 만일 현재 투자금액이 한도에 가깝고 수익이 났다면 12월 중 환매해 이익을 실현하고, 납입한도를 복원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둘째, 투자하고 있는 펀드가 최대 10년 동안 투자할 수 있는 펀드인지 점검하자.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비과세 해외 주식형 펀드 판매잔액의 45%를 차지하는 판매규모 상위 10개 펀드의 대부분이 베트남, 중국, 인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지만 앞으로 최대 10년 동안 유망한 지역이 신흥국밖에 없다는 강한 확신을 갖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해외 주식형 펀드투자는 지역별 분산을 고려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다. 내년부터는 개설된 펀드에 대해 추가투자는 가능하지만 신규 펀드투자는 불가능하므로 분산투자를 위해 올해 다양한 국가 또는 섹터별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아울러 연말정산을 준비하는 직장인이라면 연금저축계좌와 올해 자영업자, 근로자, 지역연금 가입자로 대상이 확대된 개인형퇴직연금(IRP)을 통해 펀드에 투자할 경우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연 소득 1억2000만원 미만인 경우)를 받을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소개되는 관련 기사와 펀드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펀드평가회사의 정보도 놓치지 않고 모니터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자신의 묘비에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어’라는 유명한 글을 남겼다.
2017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절세와 관련된 펀드투자에 대해 우물쭈물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한다.
이성조 KB증권 WM스타자문단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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