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식 칩 개발 참여…임상경험 풍부
"의사·과학자 팀워크, R&D 중요"
[ 박근태 기자 ] “뇌 신경질환의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기 위해 메이요클리닉에서는 의사와 과학자가 팀을 이뤄 일합니다.”
켄달 리(한국명 이승환·사진) 미국 메이요클리닉 신경외과 교수는 뇌에 작은 칩을 넣어 파킨슨병을 비롯한 신경질환 환자의 재활을 돕는 분야에서 가장 앞선 임상 경험을 보유한 인물이다. 이 교수는 지난 7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메이요클리닉이 함께 연 학술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그와 동료들이 개발해 지난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리포트에 소개한 ‘윙스 할머니’라고 불리는 칩은 뇌신경질환 환자와 척수마비 환자에겐 실낱같은 희망의 빛이 되고 있다.
1969년 강원 속초에서 태어난 이 교수는 열 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콜로라도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 교수는 의사와 연구자로 충분히 명성을 쌓은 마흔두 살에 돌연 미 해군에 입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자신을 키운 사회에 보답하겠다는 뜻이었다.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은 사람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세계 인구 중 10억 명은 뇌신경에 이상이 생겨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한다. 이 교수가 주도하는 분야는 뇌심부 자극술(DBS)이다. 고장 난 뇌 영역을 찾아 신경전달 물질의 상태를 알아내고 전기 자극을 통해 정상 뇌처럼 작동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극심한 경련이나 이상한 소리를 내서 흔히 틱 장애로 불리는 투렛증후군이 주요 치료 대상이다. 이 교수는 수술 영상을 보여주며 “틱 장애가 있는 환자에게 칩을 심어 자극을 주자 금세 팔을 펴고 평범한 사람처럼 행동했다”고 소개했다. 도파민 분비 이상으로 우울증이나 파킨슨병에 걸린 환자에서도 개선효과가 나타났다.
치료에 사용되는 칩은 메이요클리닉이 설계하고 IBM과 인텔,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파운드리(수탁생산) 방식으로 제조한다. 이 교수는 이 칩 개발에 참여했다. 칩에는 특별히 할머니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 교수는 “어렸을 때 할머니가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던 기억이 떠올라 칩이 뇌에서 그런 역할을 한다는 뜻에서 할머니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팀은 스노모빌 사고로 온몸이 마비된 환자의 척추에 전기자극 장치를 심었다. 처음엔 두 다리를 전혀 쓰지 못하던 환자는 수술 후 두 달 만에 보조기를 착용하고 걷기 시작하더니 1년 만에 목발을 짚고 걸었다.
이 교수는 메이요클리닉이 정상급 의술을 펼치게 된 이유로 연구개발(R&D)에 대한 끊임 없는 투자와 과감한 도전을 꼽았다. 그는 “병원에 소속된 과학자, 엔지니어들과 팀을 이뤄 일한다”며 “환자를 가장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끊임없는 R&D를 통해 최고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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