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丁若鏞)이 고려 수도였던 송도(개성)를 둘러보고 지은 ‘송경회고(松京懷古)’에 나오는 시구(詩句)이다.
나라가 망하고 집이 망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건만,
청산은 말없이 솟아있고 물은 마음 없이 흘러간다.
노을이 수동(水洞)에 남아 있는데 목동의 노래 소리는 들려온다.
달은 황대에 잠겨 있는데 들풀은 자랐구나.
하늘 끝 석양에 외로운 새는 사라지고,
절가에 가을 풀 헤치고 한 중이 찾아온다.
처량한 고려의 오백년의 일을 한참동안 길손과 더불어 괴롭게 이야기한다.
처음 본 길손과 함께 고려의 오백년사(史)를 이야기한다. 임금이야기, 신하 이야기, 백성 이야기. 하지만 정작 그 이야기 속 주인공들은 모두 사라지고 없다. 긴 숨을 한 번 내쉰다.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 멀리 청산은 말없이 우뚝 서있고, 강물은 무심하게 잘도 흘러간다.
만약 자연이 유정(有情)하다면 어땠을까. 정들었던 그 많은 사람과 헤어지는 슬픔을 감당할 수 있었을까. 그래서일까, 자연과 절대적인 것들은 대부분 무정하다.
▶ 한마디 속 한자-心(심) 마음, 심장, 가슴
▷ 점심(點心): 하루 중에 해가 가장 높이 떠 있는, 정오부터 반나절쯤까지의 동안 끼니로 먹는 음식.
▷ 수구초심(首丘初心): 여우가 죽을 때에 머리를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둔다는 뜻으로,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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