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희경 기자 ]
김장겸 MBC 사장이 13일 해임됐다. 지난 9월4일부터 파업 중인 MBC 노조는 파업을 잠정 중단할 방침이다.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는 이날 오후 2시 임시 이사회를 열어 지난 1일 야권 추천 이사 5명이 제출한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결의의 건’을 통과시켰다. 이어 오후 5시50분께 열린 MBC 주주총회에서 김 사장 해임이 확정됐다.
이날 방문진 이사회에는 총 9명의 이사 가운데 여권 추천 이사 5명이 참석해 모두 김 사장 해임 찬성표를 던졌다. 야권 추천 이사 4명 중엔 김광동 이사만 출석했다. 김 이사는 반대 목청을 높이기도 했지만 표결 직전 기권했다. 고영주 전 이사장, 이인철·권혁철 이사는 불참했다. 방문진 이사회 규정에 따르면 안건 처리는 의결정족수 기준 없이 과반수 찬성만 있으면 된다. 이어진 주총에서 MBC 지분 70%를 가진 최대주주 방문진이 해임을 최종 결정했다.
1988년 설립된 방문진이 MBC 사장 해임안을 통과시킨 것은 2013년 김재철 전 사장에 이어 두 번째다. 김 전 사장은 방문진 이사회에서 해임안이 통과되자 주총이 열리기 전 자진 사퇴했다.
여권 이사들은 김 사장이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을 훼손하고 부당전보 징계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점을 들어 해임을 주장해왔다. 김 사장은 이날 해임안 가결 직후 입장문을 내고 “권력으로부터 MBC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내지 못해 송구하다”며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언론의 자유 수호, 방송 독립의 소임을 다하지 못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MBC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폐허로 전락한 공영방송 MBC가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역사적 첫발을 뗐다”고 의미를 평가했다.
MBC TV 드라마와 예능 등 주요 프로그램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MBC는 파업 시작 이후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라디오 스타’ 등 주요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해왔다. 드라마도 ‘20세기 소년소녀’의 첫 방송 일자가 늦어지는 등 일부 파행이 있었으며 보도·시사 프로그램도 단축 방송하거나 결방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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