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도 어제 발표한 우리 정부와의 ‘2017년 연례협의 결과’에서 “취약한 기업에 대한 보호가 아니라 성장과 혁신을 촉진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좀비기업 정리’는 경제계의 일관된 목소리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고용의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 위주로 경제의 틀을 바꿔야 일자리 문제도 해결된다”며 “체질 개선을 위해 부실기업 지원 예산을 우량 기업으로 돌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일부 좀비기업들은 정부 보호막 덕에 보조금을 받아 공공조달시장에서 저가낙찰을 일삼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외부감사 대상 법인 2만5452개 중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은 15.2%(3295개)였다. 상장사나 자산 70억원 이상인 외감대상 법인만 따진 것이 이 정도인데, 더 작은 기업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겨우 연명만 하는 기업 비율은 더 높아질 게 뻔하다.
좀비기업이 만연하는 데는 ‘퍼주기식’ 중소기업 정책이 주범으로 꼽힌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의 올해 중소기업 육성사업은 1347개, 16조5800억원에 달한다. 자금이 넘치고 유사 사업이 많다 보니 정책자금을 알선하는 브로커들이 판을 친다. 오죽하면 정부가 ‘정책자금 브로커 근절대책’을 내놓을까.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 중소기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국정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에 중소기업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퍼주기식 보호·육성’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일자리 창출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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