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생명도 1000억원어치 영구채나 후순위채 검토
흥국생명, 글로벌 영구채 발행 후 중소형사 조달 ‘릴레이’
이 기사는 11월14일(03:4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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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손해보험과 동부생명보험도 연말 보험사들의 자본 확충 행렬에 합류한다. 새 보험업 회계저리 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자본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다. 흥국생명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 발행 성공 이후 보험사들이 또 한 번 자금조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오는 30일께 900억원 규모 후순위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10년이며 발행한 지 5년 후부터 발행회사가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붙어있다.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은 오는 23일 진행할 예정이다. KB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고 있다.
동부생명도 자본확충에 나섰다. 연내 영구채나 후순위채를 사모로 발행해 1000억원가량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몇몇 국내 증권사에 조달 계획을 전달하고 발행 주관을 맡아줄 수 있는지를 문의한 상태다.
증자 움직임도 활발하다. 한화손해보험이 지난 9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해 1997억원을 조달했다. KDB생명도 3000억~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증자계획을 보완할 것을 요구하는 등 진행상황이 순탄치는 않지만 자본확충이 다급한 상황을 고려하면 적어도 연내에는 조달계획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지난 9일 흥국생명이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 글로벌 영구채 발행에 성공한 이후 중소형 보험사들도 RBC비율 개선을 위한 자금조달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다. 올해 교보생명(5600억원) 동부화재(4990억원) 현대해상(5000억원) 한화생명(5000억원) NH농협생명(5000억원) 등 대형사들은 영구채와 후순위채를 잇달아 발행해 RBC비율을 높였지만 중소형사들의 자금조달은 눈에 띄지 않았다. 동부생명(188.1%) 롯데손보(161.3%) 신한생명(181.5%) 한화손보(168.1%) 현대라이프(163.6%) 흥국화재(168.5%) KDB생명(128%) 등 RBC비율(올 상반기 기준)이 200%를 밑도는 곳이 적지 않다.
금융당국은 현재 보험사들에 선제적으로 자본을 늘려 RBC비율을 1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길 권고하고 있다. 2021년 보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 증가가 불가피해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RBC비율 개선이 ‘발등의 불’이지만 당장 이익을 크게 늘려 자본을 확충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증자나 영구채, 후순위채 발행을 통해 자본을 늘리고자 하는 보험사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기관들이 결산(북클로징)에 돌입한 시기에 각사들이 얼마나 금리조건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출 수 있을지가 자금조달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손’인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 대부분이 영구채나 후순위채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사실상 공제회가 가장 많은 자금을 투자해줄 수 있는 기관이라는 평가다.
이 때문에 투자수요가 풍부한 해외로 눈을 돌리는 보험사들이 추가로 등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올해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이 수요예측에서 모집액 이상의 매수주문을 받고 낮은 금리로 글로벌 영구채를 발행하자, 다른 보험사들도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한화생명이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 규모 글로벌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기 위해 신용등급을 부여받는 작업에 착수했다.
IB업계 관계자는 “교보생명과 흥국생명의 글로벌 영구채 발행과정에서 해외의 투자수요가 예상보다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도 여러 보험사가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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