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따라하는 학습 인기
"말문이 튼다" 입소문에 회원 60만명 넘어서
내년 기업공개 준비…중국·대만 등 해외 진출 계획
[ 김정은 기자 ]
심여린 스터디맥스 대표(사진)는 서울대 의류학과를 졸업한 뒤 CJ오쇼핑과 NHN에서 근무했다. 일을 하다 보니 ‘영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미국 유학을 준비했다. 2008년 경영전문대학원(MBA) 진학을 위해 미국에 건너갔으나 공항 입국심사대부터 말문이 덜컥 막혔다.
유학에 필요한 영어시험은 만점 가까운 점수를 받았지만 현지인이 속사포처럼 쏟아내는 일상 대화엔 취약했던 것이다. “그동안 영어공부를 헛했구나” 하고 충격을 받은 심 대표는 유학을 포기하고 창업을 결심했다. 문법과 시험 준비 위주가 아니라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진짜 영어’를 선보이기로 했다. 스터디맥스의 주력 서비스인 스피킹맥스는 현지 원어민이 등장하는 동영상 영어서비스로 회원 60만 명을 넘어서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살아있는 영어’로 차별화
스피킹맥스는 입으로 배우는 생생한 현지 영어를 지향한다. 유명 강사가 등장하는 기존 인터넷 영어강의와는 좀 다르다. 전문강사도 없고 오프라인 학원도 없다.
미국 등 현지인의 대화를 따라 하는 형식으로 개발했다. 뉴욕 센트럴파크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 길을 묻거나 미주 대륙 횡단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대화를 풀어가는 식이다. 현지인이 말하는 장면을 촬영해 단어와 억양을 반복적으로 따라 해서 문장 자체를 외우게 하고 이를 평가한다. 스토리텔링 위주의 구어(口語) 학습이다.
심 대표는 “당시 유학을 포기한 채 미국에서 몇 달간 머무르며 닥치는 대로 미국인을 만나 그들의 모습을 촬영했다”며 “2000명이 넘는 원어민이 등장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우리만의 차별화된 콘텐츠 경쟁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뿐 아니라 호주 영국 등 원어민의 억양 차이와 각 도시의 문화까지 배울 수 있다. 사람들은 “영어를 쉽고 재미있게 익혔다” “여행을 갔는데 말문이 막히지 않았다” “현지인이 그런 구어체 표현을 어디서 알았냐고 묻더라” 등의 반응을 보인다.
내년 IPO 추진
스피킹맥스에 대한 입소문이 나자 스터디맥스는 스피킹맥스의 어린이용 버전인 스피킹덤을 지난 9월 내놓았다. 7~11세를 대상으로 하며 학습만화처럼 스토리를 탄탄하게 짜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도록 기획했다.
심 대표는 “입시 위주의 딱딱한 영어학습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부터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영어를 습득하는 게 목표”라며 “큰 아이가 스피킹덤에 빠져 몇 시간이고 혼자 영어에 몰두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 시절 창업동아리에서 만난 남편 이비호 스터디맥스 부사장이 심 대표의 사업을 돕고 있다. 이 부사장은 2001년 입시전문 온라인강의업체 이투스를 창업해 2006년 SK에 매각했다. 그는 스터디맥스의 콘텐츠 기획을 담당한다.
스터디맥스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중국과 대만, 일본 등 해외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원어민을 앞세운 영어 콘텐츠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꽤 경쟁력이 있을 것이란 게 심 대표의 판단이다.
내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그는 “우리가 보유한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 등 탄탄한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역사 과학 수학 등으로 분야를 넓혀갈 생각”이라며 “그동안 구축한 교육플랫폼을 기반으로 세계적인 콘텐츠업체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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