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위 규모…전국 '흔들'
경주보다 진원지 얕아 충격 커
규모 5.2 이상 강진 일으킬 또 다른 단층 존재 가능성
"앞으로 최소 3년은 큰 지진 되풀이될 수도"
[ 박근태 기자 ]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대규모 지진은 지난해 9월 일어난 규모 5.8로 역대 최대였던 경주 지진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주 지진 여파로 주변 단층에 축적된 힘이 풀리면서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지구는 액체 상태의 맨틀 위에 거대한 땅덩어리인 지각들이 맞붙어 있는 구조다. 거대한 땅덩어리는 평소 외부 힘을 축적했다가 갑자기 약한 곳이 끊어지면서 큰 에너지를 발산한다. 지진이 나는 원리다. 단층은 이처럼 외부 힘을 받은 땅덩어리가 끊어진 곳을 뜻한다. 한반도 남동부에는 길이 170㎞에 이르는 양산단층을 비롯해 지진이 일어날 수 있는 크고 작은 단층대가 존재한다. 지난해 경주 지진은 경주 남서쪽을 지나는 양산단층 지류이거나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전혀 새로운 무명단층(이름이 아직 붙지 않은 단층)이 수평 방향으로 북북동쪽과 남남서쪽으로 미끄러지며 일어났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양산단층대가 지나가는 곳으로부터 오른쪽으로 9㎞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했다. 양산단층대가 아닌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전혀 새로운 단층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진앙이 지하 9㎞라고 표시했지만 지질연은 4~6㎞ 깊이에서 났다고 보고 있다. 피해가 컸던 것도 경주 지진의 진앙 깊이가 15㎞인 데 비해 이번 지진은 진앙 깊이가 얕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까지 상황을 놓고 보면 이번 지진이 경주 지진의 여파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양산단층 주변의 활성단층 지도 작성을 주도하는 김영석 부경대 교수는 “역사적으로 지진의 사례를 살펴보면 앞으로 최소 3년은 한반도에서 큰 지진이 일어나 누적된 힘이 풀리면서 지진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영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전혀 새로운 단층에서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지역의 지각은 오후까지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규모 5.4 지진이 발생하기 7분 전인 오후 2시22분께 진앙에서 2㎞ 떨어진 곳에서 규모 2.2와 2.6짜리 전진이 일어났다. 이날 규모 5.4 지진 이후 오후 6시 현재까지 규모 2.4~3.6의 작은 지진이 아홉 차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여진 발생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규모 5.8 지진에 이어 이번에 규모 5.4 지진으로 양산단층 가운데 가장 불안정한 부분이 자극받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영석 교수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곳과 경주 지진이 일어난 지역 사이의 단층대는 양산단층 중에서도 가장 활성도가 높다”며 “이번 지진으로 이 지역 단층대에 새로운 힘이 쌓이면서 추가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여진이 주변 다른 지역의 단층대에서 일어나면 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울산에서 여진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면 이는 울산단층까지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이들 지역에서 여진이 계속된다면 규모 6보다 훨씬 큰 지진이 일어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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