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선박 업체들 관심
두산밥캣 포터블파워도 매물로
두산그룹 재무구조 개선 기대
[ 이동훈/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11월15일 오후 4시55분
두산그룹이 글로벌 2위 선박용 중·저속 디젤엔진 생산업체인 두산엔진 매각에 나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엔진 매각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고 잠재적 인수후보에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거래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엔진 지분 42.66%다.
두산엔진은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으로 현대중공업에 이어 글로벌 2위 업체다. 세계 선박용 중·저속 디젤엔진 시장에서 2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저속 디젤엔진은 주로 대형 선박에 쓰이기 때문에 전방산업인 조선·해운업이 회복되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거래금액은 2550억원의 순차입금을 포함해 총기업가치(EV) 기준 7000억~8000억원 이상으로 거론된다. 이 회사의 15일 종가기준 시가총액은 2950억원이다.
두산그룹은 2년 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두산엔진 매각을 검토해 왔다. 몇몇 업체가 인수를 타진했지만 전방산업 불황으로 2014년부터 영업 적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 작업을 보류했다.
지난해 영업손익이 흑자 전환하고 올 3분기까지 매출과 이익이 크게 불어나자 상반기부터 다시 매각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3분기까지 두산엔진은 매출 6394억원, 영업이익 17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 영업이익은 298% 늘어났다.
두산엔진 관계자는 “주력 제품인 저속 디젤엔진의 가격 상승과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엔진 판매가 호조가 실적 상승에 도움을 줬다”고 말했다.
동종업체인 STX엔진 매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도 두산엔진 매각을 결심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올 9월 산업은행이 실시한 STX엔진 공개 경쟁입찰에서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 소시어스, 유암코(연합자산관리주식회사) 등 10여 곳이 각축전을 벌인 끝에 유암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STX엔진 인수전에 참가한 인수후보뿐만 아니라 국내외 선박 관련 기업도 두산엔진 인수전에 대거 뛰어들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조선 및 해운업황 회복에 기대를 건 글로벌 PEF들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당장의 기업가치보다는 전방 산업 경기 회복에 따른 미래 성장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엔진이 보유하고 있는 두산밥캣 지분 10.55%는 이번 매각에서 제외된다. 인수자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두산밥캣 주가를 감안하면 10.55%의 지분 가치는 3000억원을 훌쩍 넘어간다.
두산그룹은 두산엔진 외에 두산밥캣의 포터블파워(Portable power)사업부도 매각에 나섰다. 두 건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조(兆) 단위 현금을 확보하게 돼 두산그룹의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동훈/정소람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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