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 발전의 역사는 더 쉽고, 편리한 방향으로 발전해왔습니다. 가상화폐는 미래 지향적인 화폐의 기능을 담고 있습니다."
신원희 코인원 이사는 15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불스홀에서 열린 '2018 투자 대전망' 세미나에서 "가상화폐 기술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가 기존 화폐의 기능을 대신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원희 이사는 "비트코인 거래에는 그 어떤 금융기간도 필요하지 않다"며 "은행, 카드사, 벤사 등 신뢰·검증·증명을 위한 제 3자가 불필요하므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감소시킨다"고 설명했다.
가상화폐는 실물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존재하는 화폐다. 네트워크 상에서 손쉽게 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역과 국가의 제한을 뛰어 넘는다. 이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생성되고 유지된다.
신 이사는 "블록체인은 데이터가 담긴 블록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지속적으로 쌓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의 한 형태"라며 "블록체인은 분권화된 구조로 가상화폐의 발행, 거래 내역이 네트워크에서 공개적으로 관리된다"고 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로 모든 참여자의 데이터베이스를 해킹해 변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나는 가상화폐로 3달 만에 3억 벌었다'의 저자 빈현우 전문가도 이날 연사로 나서 "비트코인이 화폐의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실시간으로 지급·정산이 즉시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람 사이의 거래뿐만 아니라 사물과 사람간의 거래가 모두 가상화폐로 이뤄질 것이란 분석이다.
신원희 이사와 빈현우 전문가 모두 가상화폐 투자에 앞서 가상화폐의 성격과 기능, 블록체인의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초 4000달러선에서 이달 7000달러선을 돌파했다. 지난 8일에는 7879달러까지 올랐지만, 불과 나흘 뒤인 12일 5507달러까지 급락했다.
급작스런 하락세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지난 주말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들의 서버가 마비됐다. 이에 대해 신 이사는 "규제, 제도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시장 1등 플레이어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경쟁업체에게도 달갑지 않은 일이다"며 "비트코인 자체 기술의 문제가 아닌, 시장 형성단계 초기에 일어나는 일로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이다"고 전했다.
투기의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투자는 투자자가 스스로 공부해 합리적 판단을 내린 후에 실행하는 것, 투기는 급등세를 따라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뛰어드는 것"이라며 "가상화폐 기술의 본질에 초점을 맞춰 합리적인 판단 하에 투자할 것"을 당부했다.
빈현우 전문가는 단타 매매에 대해 쓴소리했다.
그는 "IT(정보기술)산업이 발전하는 초기 단계에서도 투기라고 지칭하며 산업 발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며 "지금 네이버의 성공을 그 때 알 수 없었듯이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역시 긴 시각으로 기술의 당위성과 특성을 보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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