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자퇴시킨 머스크가 '비밀 학교' 세웠다는데

입력 2017-11-15 19:27  

31명이 '학년' 없이 재학
토론식 윤리교육에 집중



[ 박상익 기자 ] ‘혁신 기업가’로 통하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의 자녀들은 어떤 교육을 받을까.

머스크는 201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호손에 ‘애드 아스트라’라는 학교를 세워 주목받았다. 학교 이름은 ‘역경을 넘어 별을 향해(ad astra per aspera)’라는 라틴어에서 따왔다. 그는 당시 유명 사립학교에 다니던 자녀 5명을 자퇴시키고 이곳에 보냈다.

애드 아스트라의 교육 방식은 그동안 비밀에 가려져 있었다. 머스크가 2015년 베이징TV 인터뷰에서 “공장 조립 라인 같은 학교 교육보다 적성과 능력에 맞는 교육이 합리적”이라며 “이곳에선 학년이라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게 전부다.

우주연구 후원재단인 엑스프라이즈재단의 피터 디아만디스 이사장은 지난달 말 미국 온라인매체 허프포스트 기고를 통해 “애드 아스트라에선 31명의 학생이 언젠가 직면하게 될 현실 세계의 여러 시나리오를 토론한다”고 소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폴 앨런 등이 창립한 엑스프라이즈에는 머스크 CEO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애드 아스트라를 다녀왔다는 디아만디스 이사장은 “아이들이 기술과 윤리 간 딜레마를 놓고 토론식 교육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어느 시골마을 주민 모두가 취업한 공장에서 오염물질이 나와 호수가 오염되고 생명체들이 죽어가고 있다. 공장 문을 닫으면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공장을 계속 운영하면 생명이 파괴되는데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식이다.

이런 교육 방식은 머스크 CEO의 신념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공지능(AI) 발전의 위험성을 계속 지적한 그는 “기술 발전의 파급 효과를 부정적인 측면에서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해 왔다. 어린 세대가 자라나면 우주탐험이나 화성 정착 등이 현실화할 수 있기 때문에 기술 발전은 물론 윤리적 사고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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