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 꿈을"… 50만명 찾은 국내 1호 완구박물관 운영
소재규 한립토이스 회장
서울 관악구 서울대 부근에 있는 한립토이스는 완구업체다. 이 회사를 운영하는 소재규 회장은 1세대 완구인이다. 완구업체를 창업해 40년 넘게 이 사업을 하고 있다. 칠순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어린이처럼 완구를 좋아하는 그는 국내 최초로 완구박물관을 세워 운영하고 있다. 2007년 말 경기 파주 헤이리에 문을 연 완구박물관이 오는 12월 개관 10년을 맞는다.
지하 1층, 지상 3층 연건평 2244㎡ 규모의 헤이리 ‘한립토이뮤지엄’에 들어서면 우주소년 아톰 한정판, 러시아산 양모인형, 입에서 연기를 뿜어내는 일본의 스모킹 로봇 등 수많은 완구가 동심을 자극한다. 티라노사우루스를 비롯한 공룡완구가 전시돼 있고 봉제완구 작동완구 등 국내에서 보기 힘든 완구도 즐비하다. 지하 1층 ‘스토리랜드’에는 소방서 경찰서 학교 빵집 등의 시설을 축소해 장난감 마을을 꾸몄다. 여기서 직업체험을 할 수 있도록 완구들이 준비돼 있다. 2층과 3층에는 각국의 봉제인형과 유명 만화·영화 캐릭터, 자동차 모형·전기 기차 등이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에는 그가 30년간 50개국에서 모은 장난감이 가득하다.
소 회장은 “그동안 모은 장난감이 10만여 점에 이른다”며 “이를 수장고에 보관 중이며 번갈아가며 약 1500점을 전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우리 완구박물관을 찾은 어린이가 5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박물관은 소 회장이 사재 약 50억원을 쏟아부어 지었다.
그가 이 완구박물관을 세운 것은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서’였다. 1946년생인 그는 대학에서 토목공학을 전공한 뒤 1970년대 초반 호텔용 주방기기 등을 가공하는 금도금업체를 창업했다. 호텔에서 쓰는 커피포트 스푼 나이프 등을 도금하는 업체였다. 1974년 대만에 출장갔다가 완구 생산이 활발한 것을 보고 이 분야에 눈을 뜨게 됐다. 그 뒤로 서울 후암동에서 완구 제조를 시작했다.
그가 만든 완구는 연이어 히트를 쳤다. 발로 밟으면 공이 튀어나오는 ‘홈런왕’이 대표적이다. 그 뒤 악기놀이인 ‘훼미리밴드’ ‘시계놀이’ ‘낚시놀이’ 등이 줄줄이 히트대열에 합류했다. ‘구슬끼우기 놀이’는 스테디셀러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교육용 완구라는 것이다.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지능계발에 도움이 되는 제품들이다. 일부 제품은 어른들도 재미있어해 TV 오락프로그램에서 활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소 회장은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 완구 조립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 회장은 완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맡고 있다. 서울 구로디지털밸리에 있는 완구조합은 전국 완구업체 250여 곳 중 160여 곳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그는 “국내 완구업체는 전성기인 1990년대 초반에는 약 500개에 달했는데 이젠 반으로 줄었다”며 “1987년부터 1993년까지 한국이 완구 수출의 종주국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서울 신림동 독산동 삼양동에선 집집마다 봉제완구를 꿰매거나 조립하는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소 회장은 “연간 수출액이 11억달러가 넘었지만 지금은 1억달러 밑으로 떨어졌다”며 “오히려 한 해 수입액이 9억달러에 이른다”고 했다.
소 회장은 “국내 완구산업이 쇠퇴하면서 한립토이스 매출도 한때 50억원에 달했지만 지금은 연 30억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어린이가 있는 한 완구산업은 영원하다”며 “일부 인기 제품은 돈을 주고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품절사태를 빚는 것을 보면 완구산업의 전망은 여전히 밝다”고 강조했다.
소 회장은 “국내 완구산업이 쇠퇴한 데는 인건비 상승, 제조업 하기 어려운 환경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지만 다양한 신제품 개발 노력이 부족한 것도 한 요인”이라며 “완구산업이 부흥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과 종합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만 마루바닥재 40종 출시… 매출 3년 만에 두배
조문환 구정마루 사장
늦가을 단풍이 마지막 자태를 뽐내던 지난 주말.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경기 광주시 도척면의 구정마루에 실내디자이너와 일반인이 몰려들었다. 지난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열린 본사 ‘쇼룸 재개장’ 행사를 찾은 사람은 350여 명에 이른다. 키즈룸과 카페 공간을 갖춘 쇼룸은 관람객들이 커피를 마시며 넓은 창을 통해 탁 트인 전망을 즐길 수 있게 설계됐다.
종전보다 세 배 이상 확장된 800㎡ 규모의 쇼룸엔 150여 종의 마루바닥재가 전시돼 있었다. 대개 마루바닥재 하면 굴참나무 물푸레나무 단풍나무 등 원목 무늬의 10~20여 종에 그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에 진열된 마루바닥재는 원목무늬는 물론 프로방스 스타일의 빈티지풍을 비롯해 파스텔톤, 여러 가지 색이 어우러진 제품 등 다양했다. 일자형·청어뼈(헤링본) 스타일·격자무늬도 섞여 있었다. 일부 제품은 미술 작품을 연상시킨다는 평을 들을 정도였다. 청어뼈 스타일에 원목무늬와 흰색 핑크빛이 조화된 제품 앞에서 ‘이런 컬러도 나올 수 있네’하며 관람객은 사진 찍기에 분주했다.
조문환 사장은 “해마다 20~30종의 새로운 디자인을 개발하지만 최근에는 디자이너들이 제안하는 제품들도 있어 올해 선보인 디자인은 40종에 달했다”고 말했다. 마루바닥재는 전통적으로 ‘소품종 대량생산’ 업종이다. 하지만 구정마루는 이를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변신시켰다. 그는 “불과 수백㎡ 분량의 소량 주문을 소화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컬러도장을 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근로자들의 작업이 힘들 뿐 아니라 시공할 때 품도 많이 든다.
단색 디자인의 마루바닥재는 간격을 맞춰 바닥을 시공하면 끝나지만 청어뼈 스타일의 디자인은 시공할 때 가로 세로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데다 세 가지 색을 섞어 시공하려면 품이 50% 이상 더 든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은 소비자 취향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 가운데는 기존 제품 중에서 선택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제품’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의 개성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사장도 불과 7~8년 전까지만 해도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신축 아파트 및 주상복합빌딩에 마루바닥재를 시공하곤 했다. 타워팰리스 하이페리온 부산센텀시티의 마루바닥재가 그의 작품이다. 하지만 실내 디자인 열풍이 불고 젊은 디자이너들의 제안이 잇따르자 그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점차 디자인을 다양화하기 시작했다. 조 사장은 “처음엔 마루바닥재가 그냥 원목문양이면 최고지 무슨 디자인인가라며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서울 홍대앞이나 강남역 성수동 카페 등을 둘러본 뒤 새로운 트렌드를 체험하기 시작했다. 물론 작업과정이 까다롭고 품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이는 일종의 모험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은 하나씩 결실을 맺고 있다.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 사장은 “올해 매출은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2014년의 400억원 수준이던 매출과 비교해 3년 만에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충북 충주 출신인 조 사장은 대학 졸업 후 외국기업에 근무하다 지인의 권유로 마루 분야에 뛰어들었다. 1994년 설립된 구정마루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그 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매출이 격감하기도 했지만 최근 몇 년 새 매년 15~20%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엔 과감하게 건설업체 납품을 줄이고 대리점을 통해 리모델링 시장을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80명이던 근로자는 올해 10명을 충원해 90명으로 늘렸다. 그는 “중국시장에 관심이 많아 올해 상하이건축자재전시회에 참가했다”며 “앞으로 해외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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