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3 연속 홀인원 "꿈이야 생시야"

입력 2017-11-16 18:26  

아마골퍼 오승훈 씨, 용인 코리아CC서 '진기록'


[ 이관우 기자 ] 아마추어 골퍼가 이어진 파3홀에서 연속 홀인원을 터뜨리는 진기록이 국내 골프장에서 나왔다. 로또 당첨 확률(800만분의 1)의 8배가 넘는 6700만분의 1 확률로 알려진 ‘더블 홀인원’이다.

사업가인 오승훈 씨(59·사진)는 지난달 30일 경기 용인 코리아CC에서 딸, 사위, 사돈과 함께 오전 7시30분 티오프를 했다. 날씨는 이른 아침이라 쌀쌀했지만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결혼한 지 1년이 채 안된 ‘신혼커플’ 이야기와 월차를 내고 가족 라운드에 어렵사리 동참한 사위의 직장생활 등이 자연스레 화제로 떠오르며 굳었던 몸도 금세 풀어졌다.

이 ‘따끈따끈’한 가족에 첫 번째 행운이 찾아온 건 라운드를 시작한 지 1시간쯤 지난 4번 홀(150m)에서였다. ‘온그린만 잘 시키자!’며 6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포대그린에 떨어진 뒤 10m가량 굴러가다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다. 홀에 올라갔을 때 공은 그린 위에도, 주변에도 없었다. 혹시나 하고 들여다본 홀 속에 공은 얌전히 앉아 있었다. 구력 30년 핸디캡 12를 놓는 그는 지금까지 한 번도 홀인원을 해보지 못했다. 캐디 역시 첫 경험이라 펄쩍펄쩍 뛰며 라운드한 골퍼들보다 더 좋아했다.

격한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는 다시 한번 심장이 멎을 것 같은 전율을 경험했다. 이어진 파3인 6번 홀(135m)에서 친 7번 아이언 샷이 깃대 방향으로 곧장 날아갔고, 5~6m를 떼굴떼굴 구르더니 깃대에 부딪히며 ‘딱!’ 소리를 낸 것이다.

그는 “설마했는데 그 공이 또 들어가 버렸다”며 “전날 특별한 꿈을 꾼 것도 아니고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은 일이라 믿어지지 않았다. 아직도 꿈만 같다”며 기적 같았던 당시 더블 홀인원에 대한 느낌을 떠올렸다. 아쉽게도 그는 홀인원 보험을 들지 않았다고 했다.

아마추어 골퍼가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 라운드에서 두 번 홀인원을 할 확률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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