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호수마을 럭키롯데' 134㎡
5.2억에 팔렸는데 호가는 7억
매수예정자는 급매물 기다리고
매도예정자는 가격 안 내려
눈치보기 장세로 거래절벽 지속
[ 선한결 기자 ]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시장에서 실거래가와 호가 격차가 날로 커지고 있다. 매수예정자들은 양도소득세 가산세율 적용을 피하려는 급매물 출현을 기다리는 반면 매도 예정자들은 서울과 수도권 시장은 건재하다는 생각에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같은 매물을 놓고 거래 쌍방 간 생각이 크게 다른 장세가 지속되면서 거래절벽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거래가보다 1억원 높은 호가
서울에선 호가와 실거래가 간 차이가 1억원 이상 나는 단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용면적 134㎡의 호가는 25억원에 육박한다. 지난 9월 23억6000만원(7층)에 팔린 뒤 호가가 껑충 뛰었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집주인 대부분은 급한 사정이 없어 가격을 낮춰 파느니 그냥 보유하겠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종로구 무악동 ‘인왕산아이파크’ 전용 114㎡의 호가도 9억원 선으로, 9월 실거래가(7억70000만원)보다 1억3000만원 높다.
매도·매수자 간 부르는 가격 차가 크다 보니 거래가 확 줄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서리풀e편한세상’ 전용 164㎡는 8월 초 20억8000만원에 팔리는 등 1월부터 8월까지 6건 거래됐지만 9월 급매물이 19억원에 팔린 이후 거래실종 상태다. 현재 호가는 21억원이다. ‘잠실 우성’ 아파트1~3차 전용 131㎡ 호가도 9월 실거래가(15억5000만)보다 1억원 이상 높아 거래되지 않고 있다.
경기 분당 일산 등 신도시에서도 마찬가지다. 분당 야탑동 ‘야탑매화마을 주공2단지’ 전용 58㎡는 지난주 3억3000만에 급매로 팔렸다. 7월 최고 거래가인 4억3000만원에서 1억원 내린 가격이다. 이 단지 호가는 4억2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일산 장항동 ‘호수마을 럭키롯데’ 전용 134㎡는 두 달 전 실거래가와 호가 차이가 3억원에 달한다. 이 단지는 7월 6억4000만원에 두 건 거래됐지만 ‘8·2 부동산대책’ 후인 9월 급매물이 5억2000만원에 팔린 뒤 거래가 끊겼다. 대부분 매물이 7억원 선에 나와 있고, 선호층 매물은 8억원을 호가한다. 장항동 A공인 관계자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원하는 가격의 차이가 커 거래절벽이 계속되고 있다”며 “어느 쪽도 거래 예상 가격선을 크게 조정할 의향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매수-매도자 신경전
8·2대책이 나온 뒤 대부분 지역에서 호가가 오르거나 유지 중인 반면 실거래는 급매물 위주로 이뤄지면서 호가 격차가 벌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특히 대기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은 대형 평형의 매도·매도 호가 차이가 크다”며 “한 건 거래되면 바로 호가가 1억원씩 껑충 뛰는 상황이어서 매수 예정자들이 추격매수 대신 급매물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매수자와 매도자 간 힘의 균형이 팽팽해 당분간 거래절벽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매수 예정자는 정부의 주거복지로드맵과 보유세 인상 등 추가 규제가 나오면 싸게 집을 살 기회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다주택자는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 1기 신도시 아파트값은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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