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슬기 기자 ] 시시각각 변신한다. 외모부터 목소리까지 본래 모습을 숨기고 완벽히 다른 사람이 된다. 출연하는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현빈은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꾼’(감독 장창원)에서도 어김없이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사기꾼 황지성 역을 맡은 현빈을 만났다.
“장창원 감독이 능글맞은 캐릭터를 원했어요. 그래서 좀 더 유연하게 연기하려고 노력했죠. 특히 분장과 목소리 변조는 엄청 힘들었습니다. 분장은 한 번 할 때마다 2~3시간씩 걸렸고 목소리도 톤을 낮춰서 연습했죠. 감독과 계속 얘기하면서 톤을 조절하고 함께 만들었습니다.”
‘꾼’에서 현빈의 역은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와는 다르다. 전작 ‘공조’ ‘역린’ 등에서 다소 무거운 역할을 했던 그가 한결 가볍고 유연해졌다. 평소 바른 이미지의 대표 배우로 꼽히는 터라 사기꾼 역은 그에게 도전이었다.
“대사를 어떻게 가지고 놀지 많이 고민했어요. 애드리브 같은 건 특별히 하지 않았지만 다른 배우들과 함께 하는 신이 많았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서 리액션이 달라질 때는 있었죠. 거기서 오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배성우 선배랑 연기하면서 리액션이 달라질 때가 많았는데 재밌었어요. 많이 배웠고요.”
영화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유지태와의 연기 대결이다. 긴장감을 유발하는 팽팽한 기싸움이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작품에서 만난 유지태는 어땠을까.
“유지태 선배는 연기뿐만 아니라 다른 부분에서도 참 많은 자극이 됐습니다. 영화에 대한 사랑과 열정, 지식 등 모든 것이 엄청 커서 저 스스로 작아지게 만들었죠. ‘이 일을 참 사랑하고 좋아하는구나’ 싶었어요.”
현빈은 올해 초 ‘공조’로 700만 관객을 모았다. 이어 범죄오락물인 ‘꾼’으로 또다시 관객의 취향을 저격하고자 나섰다. 최근 ‘범죄도시’ 같은 범죄오락물이 사랑받고 있어 ‘꾼’에 쏠리는 기대와 관심도 심상치 않다.
“반전이 있는 영화여서 관객의 반응이 궁금하고 기대도 됩니다. 이 작품을 선택한 것도 반전이 주는 쾌감과 재미 때문이거든요. 사실 20~30대 초반까지는 여운이 있고 대사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작품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재밌는 것에 끌리더라고요.”
데뷔 15년 차 배우 현빈은 ‘꾼’ 개봉을 앞두고 영화 ‘협상’과 ‘창궐’을 촬영 중이다. 쉴 새 없이 작품에 매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마음에 드는 작품이 들어와서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다”고 했다.
“연기 변신도 작정하고 하는 건 아니지만 분명한 건 계속 발전해야 한다는 겁니다. 뭘 더 표현하고 만들어낼 수 있을지 사소한 것이라도 찾고 시도하려고 노력합니다. 연기가 저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죠. 배우라는 직업을 가진 한 연기는 일이나 직업 이상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영화 개봉을 앞두고 관객의 반응을 기다리는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빙긋 웃어 보였다.
박슬기 한경텐아시아 기자 ps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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