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지혜 기자 ]
클래식하면서 캐주얼한 남성복이 유행이다. 여유 있는 핏, 세련된 디자인과 다양한 소재를 찾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랑방옴므’는 올겨울 핵심 키워드를 ‘무(無)’로 잡았다. 기존 옷들과 미묘하게 다른 디자인, 예상하지 못했던 우아함을 올해 신제품에 담았다는 설명이다.
◆옷의 구조가 입체적
랑방옴므는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인 한섬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 갤러리아백화점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올겨울 랑방옴므의 신제품은 화려한 장식을 지양하고 가능한 한 심플하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면과 가죽, 울 등 자연에서 온 소재를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옷의 구조를 입체적으로 만들어냈다.
랑방옴므 수석디자이너인 루카스 오센드리버는 “올겨울 디자인을 아주 세심하게 신경 썼지만 하나의 제품도 서로 겹치지 않게 했다”며 “일상생활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과 구조, 비율의 본질을 고민하며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표 제품으로는 체크 셔츠, 파카, 더플코트, 치노 팬츠를 꼽을 수 있다. 좁은 어깨의 딱 맞는 슈트는 소매와 등판을 따라 생생한 자국처럼 주름을 잡기 위해 압력을 가해 제작했다. 오버사이즈 코트는 패딩 라인에 파이핑을 넣었다. 재킷을 워싱 소재로 사용해 색을 은은하게 만드는 등 색감에도 신경을 썼다.
소재를 큼지막하게 재단해 입체적 패턴을 만들어냈다. 구조와 패턴만으로도 디자인이 될 수 있다는 확신에서다. 예를 들어 오버사이즈 스웨터는 대각선으로 잘라진 체크 티셔츠 위에 입기 위해 길이를 줄였다. 겹쳐 입은 듯 오묘한 느낌을 주기 위해 색상도 톤온톤으로 제작했다. 일자로 떨어지는 치노 팬츠는 패브릭 패치워크 작업을 하거나 고르지 않게 색이 퍼지는 면 소재로 만들었다. 대조적인 장식, 벨크로 패치를 이용해 바이어스 체크 더플코트를 장식한 것은 구조적이고 역동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수작업, 레터링으로 차별화
소재에도 신경을 썼다. 랑방옴므의 가죽 제품들은 숙련된 장인이 까다로운 공정으로 제작해 품질을 높였다. 밝은 색으로 염색하거나, 재킷용 패치워크를 바느질해 넣었다. 완벽한 색감과 재질을 완성시키기 위해 손으로 문지르거나 울, 코튼 장식을 코트에 붙이는 등 수작업을 거쳤다는 설명이다.
랑방옴므는 올겨울 ‘NOTHING BEING EVERYTHING’이라는 캡슐컬렉션도 함께 선보였다. 점퍼, 티셔츠, 머플러, 비니, 스티커즈 등 캐주얼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축구 야구 등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아 기존 컬렉션보다 좀 더 젊고 트렌디한 감성을 담아냈다. 대표적으로 ‘판타스틱 유토피아’와 ‘NOTHING BEING EVERYTHING’ 두 단어의 로고를 채도 높은 색으로 그려넣어 그 자체를 디자인으로 만들었다. 밝은 레드 색상으로 스카프, 로고를 만들었고 그린, 그레이 등과 매치시켰다. 카디건, 자카드 점퍼 및 데님, 양털 가죽 등은 낡은 듯한 빈티지 스타일로 제작했다. 다운 재킷과 베이스볼 재킷은 다채로운 배지들로 수놓아 독특한 느낌을 준다.
랑방옴므 관계자는 “멋을 안 낸 듯 멋스럽게 연출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클래식하면서 캐주얼한 올겨울 신제품들은 세심하게 디자인한 패턴과 소재 등으로 무심하게 걸쳐입은 듯한 코디를 완성할 수 있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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