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익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기 호황의 ‘낙수효과’로 중·동부 유럽 경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루마니아의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8.8%를 기록했다. 1년 전인 작년 3분기(4.3%)와 비교하면 두 배로 뛰었다. 폴란드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4.7%로 1년 전(2.6%)에 비해 두 배로 높아졌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상향 조정되고 있다. 컨센서스이코노믹스 집계에 따르면 중·동부 유럽 지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컨센서스는 2.5%로 4개월 전에 비해 0.3%포인트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부 유럽 경기 회복의 주된 원인이 예상을 넘는 글로벌 수요 회복에 따른 수출 호조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로존 국가들의 경기 호황이 결정적이었다. 동유럽은 전체 수출품의 3분의 2가량을 유로존 지역으로 보내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국가들의 경기 회복 덕분에 중·동부 유럽 국가들의 올해 수출은 작년보다 6%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 회복으로 실적이 개선된 서유럽 주요 기업이 중·동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직접투자(FDI)를 늘리고 있는 것도 경기 회복에 일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컨설팅회사 언스트앤드영(EY)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 지역 전체 FDI 중 중·동부 유럽이 차지한 비중은 50%에 달했다.
EY는 “중·동부 유럽은 전통적으로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생산기지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 개발을 중심으로 하는 정보기술(IT) 업체들도 이 지역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경제가 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일부 국가에선 노동력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 여파로 근로자의 임금이 큰 폭으로 뛰었다. 루마니아의 지난해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12%였고, 리투아니아·라트비아·불가리아는 8%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전체의 시간당 임금 상승률(1.6%)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FT는 “급격한 임금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동부 유럽 국가들은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여전히 임금 수준이 낮아 외국인 투자자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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