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달라 신화' 쓴 박성현… LPGA 데뷔 첫해 '3관왕' 거머쥐다

입력 2017-11-20 18:08  

신인상 이어 시즌 상금 200만달러 넘겨 '상금왕'
최저타수상 놓쳤지만 '올해의 선수상' 공동수상

CME 투어챔피언십 공동 6위 '깔끔한 마무리'
톰슨, 마지막 홀 30㎝ 퍼트 실수로 우승 놓쳐



[ 이관우 기자 ]
‘세계 최고 스윙의 소유자.’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채널의 해설자 브랜들 챔블리는 최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박성현의 스윙은 기술적 완벽함이나 우아한 정도가 다른 선수들과 비교하기 어렵다”고 극찬했다. 세계적 스윙 코치 게리 길크리스트도 “박성현은 타이거 우즈처럼 매 대회 이기기 위해 나오는 선수”라며 “좋은 스윙과 그런 마음가짐이 박성현을 훌륭하게 만든다”고 호평했다.

‘남달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세계 골프사를 다시 썼다. 지난 7일 루키로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상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한 데 이어 이번엔 ‘신인 3관왕’(올해의 선수, 신인왕,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의 대기록이다.

무너진 톰슨이 가져다준 선물

박성현은 20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파72·6570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2017시즌 최종전 CME그룹투어챔피언십(총상금 250만달러) 4라운드를 3언더파 69타로 마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박성현은 공동 6위로 올 시즌 마지막 대회를 마무리했다. ‘파이널 퀸’의 영예는 15언더파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에게 돌아갔다.

대회 전 상금랭킹 1위를 달리던 박성현은 공동 6위 상금 7만3411달러를 추가해 상금왕(233만5883달러)을 확정했다. 또 이번 대회에서 30위를 차지한 유소연(27·메디힐)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하는 영예도 거머쥐었다.

렉시 톰슨(미국)이 이날 18번 홀에서 2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을 때만 해도 불가능해 보이던 행운이 찾아온 것이다. 톰슨이 30㎝ 정도의 짧은 파 퍼트를 놓치는 충격적 실수를 저지르며 14언더파로 미끄럼을 탄 데 비해 16번 홀까지 13언더파를 기록 중이던 쭈타누깐이 17번, 18번 홀 연속 버디를 꽂아넣으면서 1, 2위 순위가 극적으로 뒤바뀌었다. 12언더파 공동 6위로 경기를 먼저 끝낸 박성현은 신인왕과 상금왕만 확정한 채 마음을 비웠다가 막판 반전의 최대 수혜자가 되면서 ‘트리플 크라운’을 손에 쥐었다.

톰슨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퍼팅 실수로 올해의 선수상과 최종전 우승컵을 모두 날렸다. 하지만 CME 포인트 1위를 지켜 100만달러 보너스와 최저 평균 타수상(베어 트로피)을 챙기는 실속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톰슨은 올 시즌 라운드당 평균 69.114타를 쳐 69.247타를 기록한 박성현을 2위로 밀어내고 최저평균타수 1위에 올랐다.

무명에서 ‘글로벌 1인자’로 우뚝

박성현은 3타 차 단독 선두를 질주한 2라운드까지만 해도 1978년 로페스의 ‘4관왕 신화’를 재현하는 듯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3오버파를 치는 극심한 부진을 보이면서 고지를 눈앞에 두고 발길을 돌렸다. 오히려 4라운드에서 무섭게 치고 올라온 톰슨에게 밀리면서 최저 평균 타수상은 물론 올해의 선수상도 멀어지려던 터라 3관왕이 ‘감지덕지’한 모양새다. 한국 선수가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것은 2013년 박인비(29) 이후 4년 만이다.

서울 유현초등학교 2학년 때인 2000년 어머니 권유로 처음 골프를 시작한 박성현은 골프 시작 17년 만이자 미국 무대 데뷔 첫해에 세계 여자골프 1인자로 떠올랐다. 팔굽혀 펴기를 하루 500번 꼬박꼬박 하고, 골프백에 ‘남달라’란 닉네임을 직접 새기고 다니는 등 꿈을 이루기 위해 오랜 인고의 시간을 견뎌낸 대기만성형 골퍼의 비상이다. 그는 국내 투어에 데뷔한 2014년만 해도 커트 탈락을 밥 먹듯 하던 무명이었다. 2015년 한국여자오픈 우승으로 자신감을 쌓은 뒤 2016년까지 KLPGA 통산 10승을 올리며 특급 골퍼로 만개했다.

올 시즌 LPGA 투어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들은 33개 대회에서 15승을 합작해 2015년에 일군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재현했다. 김인경(29)이 3승으로 가장 많은 승수를 거뒀고, 박성현과 유소연이 2승씩을 올렸으며, 장하나(25) 양희영(28) 박인비(29) 이미림(27) 김세영(24) 이미향(24) 고진영(22) 지은희(31)가 1승씩을 보탰다. 한 시즌 최다 챔피언 배출 기록이다.

박성현은 이날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중국의 펑산산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최종전에서 우승해 1위 탈환을 노렸지만 공동 6위에 그치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 대회 공동 21위를 차지한 펑산산은 0.04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1위를 지켰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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