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리만 아는 회사 맛집
[ 황정환 기자 ] ‘수산시장’과 ‘공시촌’으로 알려진 서울 노량진엔 밤이면 넥타이를 맨 직장인이 몰려든다. 노량진에 본사가 있는 유한양행 직원뿐만 아니라 다리 건너 여의도 직장인도 살인적인 ‘섬 물가’를 피해 이곳에 온다. 주머니 가벼운 청년들이 모인 곳이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는 노량진 맛집의 기본이다. 다소 허름해 보이지만 맛깔스러운 음식으로 무장한 가게들을 골목 곳곳에서 볼 수 있다. 유한양행 직원들이 추천하는 노량진 맛집을 모아봤다.
9호선 노량진역 4번 출구로 나와 장승배기 방향으로 300m 거리에 있는 ‘운봉산장’은 양고기로 유명하다. 양갈비구이와 양갈비수육이 대표 메뉴다. 부추와 함께 이 집만의 특제 양념장에 찍어 먹는 양갈비수육은 부드러움이 일품이다. 양고기 맛뿐 아니라 보기 드문 ‘코르키지’(손님이 레스토랑에 와인 등을 가져오면 병마개를 따주고 잔을 제공한 뒤 받는 돈)가 없는 맛집이란 점에서 식도락가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동작구청 뒤편에 있는 양꼬치집 ‘만주고육관’ 역시 양꼬치 마니아라면 한 번쯤 들르는 곳이다. 고육관(肉串)은 ‘불에 구운 고기를 꿰다’란 뜻. 요즘은 양꼬치 전문점이 흔해졌지만 이곳 양꼬치의 신선함은 여느 곳을 압도한다. 고량주계의 베스트셀러 연태고량, 공부가주 외에도 림해설원, 골리춘, 초양 등 중국 현지에서나 맛볼 법한 다양한 고량주를 취급한다는 점도 이곳의 매력이다.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당긴다면 동작경찰서 뒤편 골목에 있는 생소금구이 전문점 ‘고바우주먹소금구이’가 적당하다. 200g에 1만2000원으로 노량진에서 싼 편은 아니지만 독특하게 네모나게 썰어낸 삼겹살을 연탄불에 구워 먹는 맛이 일품이라는 평가를 듣는다.
과음한 다음날 해장식으로는 베트남음식점 ‘사이공리’를 많이 찾는다. 진한 육수에 생면을 쓴 독특한 식감의 쌀국수가 5000원이다. 양념된 고기와 고수 등 각종 채소가 들어간 베트남식 바게트 샌드위치인 반미, 연유가 들어간 베트남식 커피 쓰어다는 이 집 별미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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