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강스템바이오텍, 소아 치매 환자 유도신경줄기세포 확립

입력 2017-11-21 17:06  

직접분화유도기술을 이용한 환자 유래 유도신경줄기세포 확립
퇴행성 신경계 질환 환자를 위한 세포치료제 개발 전기 마련
환자 맞춤형 신약 스크리닝을 위한 플랫폼기술을 제공



강경선 서울대 교수 연구팀과 강스템바이오텍(대표이사 이태화) 공동연구팀이 유전질환자의 피부세포를 이용해 환자 자신의 유도신경 줄기세포를 확립하는 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

강 교수팀은 이같은 내용의 직접분화유도(Direct Conversion) 기술을 활용한 연구 성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온코타겟(Oncotarget)’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선행 연구를 발전시킨 것으로 ‘소아성 치매’라는 별칭을 가진 '니만 피크 C형' 유전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 질환은 콜레스테롤 대사에 관여하는 니만 피크 C 단백질의 기능 이상에 의해 발병하는 지질대사 장애다.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신경세포에 축적되면서 신경세포가 사멸돼 기억·지능 장애, 치매증상 등 각종 신경장애를 일으키는 소아 난치성 신경질환이다.

퇴행성 신경계 질환은 현재로선 치료제가 없어 환자 자신의 신경세포를 확보해 자신에게 맞는 약을 스크린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환자의 신경 세포 샘플을 얻기 어렵고 제한된 실험에서 정확한 발병기전이나 병리기전을 파악하려면 어려움이 많았다.

연구팀은 니만 피크 환자의 피부세포로부터 유도된 신경줄기세포가 환자와 같은 병리생태 현상과 증상을 그대로 재현함으로써 병리기전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확립된 환자유래 신경줄기세포를 이용해 약물을 투여한 결과, 니만 피크병의 주요원인인 신경세포에 콜레스테롤이 축적되는 것을 해소하고 신경세포가 정상화 되는 결과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가 치매, 파킨슨, 루게릭 등 퇴행성 신경계 질환 환자를 위한 ‘환자 맞춤형 의약품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했다.

직접분화유도 기술은 배아 단계의 만능형 줄기세포로 되돌리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 환자에게 필요한 조직이나 장기세포로 원하는 대로 바꾸는 직접분화 유도방법을 말한다.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세포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피부세포, 간세포, 심장세포 등 이미 정해진 줄기세포를 배아상태와 같은 만능형 줄기세포로 되돌이켜 만든 세포로 배아줄기세포처럼 어떤 세포로든 분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분화가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몸 속에 이식되면 암의 일종인 테라토마(기형종)을 만들어낸다는 문제점이 있다.

연구팀은 "직접분화유도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신경줄기세포를 만들면 환자에게 적합한 약을 찾는 신약 개발에 활용도가 높다"며 "유도만능줄기세포 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접 신경줄기세포로 분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타겟 세포를 얻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분화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스템바이오텍 측은 "앞으로 후속 연구를 통해 니만 피크 질환을 포함하여 다양한 신경계 질환 세포 치료제 기술 개발에 활용할 것"이라며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 재생과 같은 치료로도 발전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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