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스트 랑글라메 "베를린필서 터득한 감각 살려 색다른 하프 매력 보여줄게요"

입력 2017-11-21 17:13   수정 2017-11-22 07:44

22일 서울시향과 협연


[ 김희경 기자 ] “저를 비롯한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자신의 음악적 성향과 개성을 최대한 살려 연주합니다. 악단 협주를 위한 가면을 쓰지 않는다고나 할까요. 이번 공연에서도 진부한 음악적 표현을 깨고 나와 하프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줄 겁니다.”

베를린필 수석 하프연주자인 마리 피에르 랑글라메(사진)는 2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22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동화-세헤라자데’ 공연을 열고 신비로운 하프 선율을 선사한다.

지난 19, 20일 베를린필 내한공연 무대에도 오른 랑글라메는 “나를 발탁해준 클라우디오 아바도 전 음악감독에게서 거의 모든 교향곡 레퍼토리와 연출적 감각을 배웠다”며 “사이먼 래틀 현 음악감독과도 많은 영감을 주고받으며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소개했다.

프랑스 출신인 그는 1993년 베를린필의 하프 수석으로 임명됐다. 이후 24년간 이 악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드레스덴 필하모닉, BBC 필하모닉 등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와도 꾸준히 협연하고 있다. 서울시향과의 무대에선 아르헨티나 작곡가인 알베르토 히나스테라의 ‘하프 협주곡’을 선보인다. 히나스테라는 ‘탱고 음악의 대가’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스승이다.

“이 곡이 쓰이기 전까지 하프는 마리 앙투아네트 왕비의 살롱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귀족 악기로만 여겨졌죠. 하지만 이 작품에선 강렬한 리듬감과 야성적인 느낌까지 담겼어요. 클래식 하프 역사를 바꿔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하프 연주가 익숙지 않은 국내 관객을 위해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어떤 편견도 없이 즐겨주세요. 민속음악, 프랑스 인상주의, 탱고음악도 이 작품 안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그는 베를린에 있는 카라얀음악원과 베를린예술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저의 마지막 앨범이 곧 발매될 겁니다. 하프와 현악 4중주를 위한 작품으로 편곡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2, 13번 등이 수록돼 있어요. 제가 오랫동안 꿈꿔온 프로젝트라 많이 설렙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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