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조와 특검 병행 추진
민주 "물타기 하려는 의도"
[ 박종필 기자 ] 자유한국당이 21일 ‘국가정보원발(發)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수사’에 대해 “검찰 특수활동비의 법무부 상납 의혹을 국정조사하자”고 맞불을 놨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2008년 한나라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을 지낼 당시 받은 특활비의 사적 지출 의혹을 문제삼으며 진상을 밝히자고 반격하는 등 ‘특활비 공방’의 불길이 정치권 전체로 번지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검찰 특활비와 관련한 청문회 개최를 기대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 여야 간사 협의에서 무산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문제에 대해 한국당은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매년 100억원 정도를 (특활비에서 떼어) 법무부 장관에게 사실상 상납해왔다는 게 밝혀졌다. 이는 업무상 횡령죄, 뇌물죄에 해당한다”며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검사제 도입 요구도 있으니 국정조사와 특검을 병행할지 신중하게 검토해 이번주 안에 결정하겠다”고 했다.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별위원회도 이날 회의를 열어 ‘특활비에 성역 없다. 법무장관, 검찰총장도 수사하라’는 현수막을 걸고 공세에 나섰다.
홍 대표가 국회 운영위원장일 당시 받은 월 4000만원의 특활비를 여야 간사와 각당 원내대표에게 나눠줬다고 주장하자, 같은 시기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원혜영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그 어떤 명목으로도 홍준표 당시 국회 운영위원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원 의원과 함께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로 활동한 서갑원 전 의원도 입장문을 내고 “본인은 당시 제1야당의 원내수석부대표이자 국회 운영위원회 야당 간사로서 홍 위원장으로부터 10원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베트남을 방문 중인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그 부분은 기억의 착오일 수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홍 대표가 이 같은 주장을 한 이유는 국회에서 상임위원장들에게 지급하는 특수활동비는 야당도 함께 나눠가진 것이라는 주장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검찰 특수활동비를 검증해야 한다는 한국당 주장에 대해 “물타기를 하려고 한다”고 반발했다. 박범계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에서 특수활동비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물타기 하려는 의도”라며 “자꾸 특수활동비 얘기를 하면 할수록 홍 대표가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원회에서는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이며 내년 국회 특수활동비를 3억원 삭감했다. 이는 집단 탈당 사태로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한 바른정당의 특수활동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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