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익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지분 3.57%(100만2883주)를 2146억원에 매각했다. 지난달 출범한 그룹 지주사 롯데지주의 지분을 확대하기 위해 실탄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롯데쇼핑 지분 3.57%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21만4000원으로 이날 종가(22만5000원)보다 4.88% 낮은 가격이다. 이번 매각으로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6%에서 9.89%로 하락했다.
신 회장은 매각대금으로 10.51%인 롯데지주 지분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롯데정보통신(2.4%), 한국후지필름(3.8%), 대홍기획(1.1%) 등이 롯데지주 주식을 신 회장에게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계열사는 롯데지주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이 회사 지분을 취득했다. 이 과정에서 신규 순환출자 고리도 생겨났다. 공정거래법은 순환출자 고리가 새로 형성되면 6개월 안에 해소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내년 4월까지 고리를 끊어야 한다.
신 회장은 이들 계열사가 내놓은 롯데지주 지분을 취득하면 그룹 지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 보유하고 있는 롯데쇼핑 잔여 지분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의 지분을 롯데지주에 출자하고 대신 롯데지주 신주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과정에서 롯데지주 지분을 늘려 ‘신 회장→롯데지주→롯데그룹 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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