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맥 화장품, 백화점 지하로 간 까닭

입력 2017-11-22 19:00  

신세계 강남점 지하에 문 연 화장품 시코르 "마음껏 체험"
20~30대 몰리며 매출 급증

집객효과 주목한 글로벌사, '명당' 1층 대신 지하에 출점



[ 안재광 기자 ]
색조 화장품 브랜드 맥은 24일 서울 반포동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매장을 연다. 다음달 중순에는 샤넬, 내년 1월 중순엔 아르마니가 지하 1층에 잇달아 매장을 낸다. ‘콧대 높은’ 이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백화점의 명당자리로 통하는 1층이 아니라 지하로 내려가는 것은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이유가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에 이 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가 있다. 이곳에 20~30대 소비자가 몰리자 새로운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옆에 매장을 내기로 한 것이다.

시코르는 200여 개 화장품 브랜드 상품을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매장이다. 화장품을 골라 화장해 볼 수 있는 ‘메이크업 셀프바’, 화장한 뒤 셀카를 찍을 수 있는 ‘셀피존’ 등이 있다. 직원이 따라다니며 상품을 추천하거나 설명하지 않아 소비자가 부담 없이 샘플을 찍어 바르고 즐길 수 있게 꾸며 놨다. 이 덕분에 ‘화장품 마니아의 성지’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해졌다.

지난 5월 시코르가 들어선 뒤 이달까지 이 백화점 지하 1층 ‘파미에스트리트’의 구매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대가 2.5%, 30대는 6.9% 증가했다. 시코르 매장이 문을 열기 전 7.1%에 머물렀던 강남점의 20대 화장품 매출 비중은 시코르가 문을 연 뒤 11.8%까지 높아졌다. 30대 비중도 26.9%에서 31.4%로 뛰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들은 시코르의 20~30대 집객 효과에 주목했다. 샤넬은 시코르 매장 옆에 임시 매장을 내고 테스트를 했다. 백화점 지하에 매장을 내도 괜찮은지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기존 30~40대 소비자뿐 아니라 20대가 많이 찾았다.

신규 구매 비중이 특히 높았다. 기존에 샤넬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 많이 사 갔다. 시코르처럼 부담 없이 상품을 체험할 수 있게 한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샤넬이 고민하고 있는 ‘젊은 층 공략’의 해법을 시코르가 한 수 가르쳐준 셈이다. 샤넬은 기존 1층 매장을 유지하면서 지하 1층 시코르 옆에 새 매장 하나를 더 내기로 했다. 지하 매장엔 시코르처럼 ‘메이크업 셀프바’를 넣는다.

맥은 시코르의 마케팅 기법을 눈여겨봤다. 시코르가 5월 매장을 연 뒤 시작한 SNS 유명 뷰티 블로거 초청 메이크업쇼다. 수차례 열린 메이크업쇼엔 매번 200~300명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맥은 한국에 20~30대 화장품 마니아가 많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맥은 시코르 행사를 벤치마킹해 23일 프리 오픈 행사에 SNS 유명 블로거를 부르기로 했다. 앞으로 연 2~3회 화장품 마니아들을 초청해 신제품 발표회도 할 예정이다. 또 시코르의 셀피존을 본떠 맥의 제품을 테스트해 본 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김영섭 신세계백화점 해외잡화담당 상무는 “시코르에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매장까지 들어서면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 1층은 새로운 형태의 코스메틱 존이 형성된다”며 “더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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