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일본경제 워치] 비트코인, 일본 기업자금까지 흡수할까

입력 2017-11-23 08:13   수정 2017-11-23 10:19


두 달 만에 2.5배 넘게 오르는 가파른 상승세, 하루에도 수시로 요동치는 가격…

가상통화 비트코인을 바라보는 사회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지난 20일 비트코인 가격이 1비트코인당 8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올 들어 8배 넘게 오른 영향이 큽니다. 일본 사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히려 정부와 관련기관이 앞장서서 가상통화 도입 확대에 나서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동안 개인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던 것이 가상통화시장이었지만 이제 일본에서는 기업이 비트코인 같은 가상통화를 보유하는 것이 좀 더 쉬워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일본 기업회계기준위원회(ASBJ)가 기업이 가상통화를 활용할 때의 회계규칙을 마련하고 나선 것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SBJ는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고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회계처리에 대한 규칙의 큰 틀을 마련했습니다. 기업들이 가상통화 등을 활용한 선물거래를 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합니다.

대규모 기업자금이 비트코인 등에 유입될 수 있고, 기관투자자 등의 참여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에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날 회의에서 ASBJ는 기업이 가상통화를 자산에 계상한 뒤 시중 가격변동에 따라 기업 손익에 이를 반영키로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가상통화 시가평가 처리와 관련한 세부규칙을 연내에 마련해 초안을 공표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새 기준은 원칙적으로 2018년 일본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부터 적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일본에선 빅카메라 같은 대형 가전양판점을 비롯해 1만여 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개인 투자자 층도 확대되고 있습다. 가상통화 거래소인 비트뱅크는 계좌수가 매월 10%가까이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은 20대의 참여가 많았지만 최근 들어선 30~40대도 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이번에 가상통화 관련 회계규칙이 명확하게 되면서 비트코인 등의 도입을 주저하던 기업들의 참여가 쉬워질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앞서 일본 금융청은 지난 4 월에 자금결제법을 개정, 결제수단으로서 가상 화폐를 법적으로 인정했습니다. 가상화폐를 현금으로 교환하는 거래소의 등록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가상화폐 가격이 워낙 급등락을 거듭하는 만큼 실제 기업 단위에서 가상화폐를 이용해 결제·운영을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적지 않습니다.

이에 따라 위험을 분산하기 위한 가상화폐 선물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세계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는 연내 에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도 선물 상장을 준비하고 있습다.
선물거래가 이뤄진다면 가격 투명성이 높아져 기관 투자자의 참여가 늘어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과연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정상적·일반적인 거래수단·투자수단으로 완전히 뿌리내리는 것일까요.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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