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보유 비트코인도 자산으로 인정

입력 2017-11-23 20:01   수정 2017-11-24 05:33

'가상통화 대국' 노리는 일본

회계처리 기준 마련
2018년 결산부터 반영하기로
가상통화에 기업자금 몰릴 수도



[ 도쿄=김동욱 기자 ] 일본에서 기업이 가상통화인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것이 보다 수월해질 전망이다. 갈수록 커지는 가상통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일본회계기준위원회(ASBJ)가 비트코인을 기업회계원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ASBJ는 전날 열린 본위원회에서 기업이 가상통화를 사용할 때 회계규칙에 반영할 수 있도록 큰 틀에서 의견을 모았다. 기업이 구입한 가상통화를 보유자산으로 계상한 뒤 시가에 따른 가격 변동을 평가손익에 반영하는 것이 골자다.

대형 가전양판점인 빅카메라와 저가항공사 피치항공 등 1만여 개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는 등 가상화폐가 제도권화하는 데 따른 조치다. ASBJ는 추가 논의를 거쳐 연내 세부 회계기준 초안을 마련해 공개할 방침이다. 새 기준은 원칙적으로 2018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부터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ASBJ의 이번 조치가 대규모 기업 자금과 기관투자가 자금이 비트코인 등 가상통화 시장에 빠르게 유입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가격 변동이 심한 가상통화를 기업들이 결제·운용하는 데 난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은 연초 자금결제법 개정을 통해 가상통화를 결제 수단으로 인정하고 등록제를 도입하는 등 가상통화 보급에 적극적이다. 일본 국세청도 가상통화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잡소득’으로 구분해 소득액에 따라 5~45% 세금을 매기기로 하는 등 관련 제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NN머니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8380달러까지 치솟았다. 최근 두 달간 2.5배 오른 것을 포함해 올 들어서만 8배 넘게 급등했다. 가상통화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다는 거품론과 단기간 내 9000달러 선까지 더 오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맞서고 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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