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업계, 일회성 요인에 가려진 '호실적'…수익 개선 주목

입력 2017-11-24 10:12   수정 2017-11-24 11:40

국내 생명보험사들이 올해 3분기까지 양호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순이익 규모는 줄었지만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생보사들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에 앞서 수익성 강화에 주력한 점도 한 몫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10대 생명보험사들의 3분기 누적 순이익(연결 기준) 규모는 3조70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감소했다. 순이익이 줄어든 배경은 지난해 대규모 일회성 이익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에 기인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삼성카드 지분 매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 8207억원이 반영됐고 한화생명은 한화손해보험 지분 매입에 따른 일회성 이익 4000억원이 포함된 바 있다. 이에 삼성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대비 37.1% 감소했고 한화생명도 17.1% 뒷걸음질쳤다.

반대로 미래에셋생명은 올해 PCA생명 매입과 관련, 약 180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반영됐다.

일회성 이익을 배제하면 10대 생보사들의 실적은 양호한 편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전년 대비 9.7% 성장한 3조5000억원 규모다.

연결 회사들의 실적을 배제한 개별 기준으로 보면 생보사들의 순이익 개선세가 더 뚜렷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생명보험업계의 개별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3조8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3.3% 증가했다. 10대 생보사 중 7개사의 순이익이 개선됐고 ING생명과 흥국생명은 전년 대비 50% 넘는 증가세를 기록했다.

보험료 수익이 4.5% 감소하고 지급보험금이 11.4% 늘어나는 등 보험영업손실은 확대됐지만 배당수익 등 투자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에 대비해 외형보다 수익성 중심으로 경영 전략을 꾸린 것도 수익성이 개선된 요인이다.

다만 동양생명과 신한생명, NH농협생명 등 3개사는 순이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NH농협생명은 올해 들어 누적 순이익이 1155억원에서 951억원으로 17.7% 줄었다.

보험료 수익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보험영업손익이 전년 대비 90.9% 감소한 1821억원에 머무른 탓이다. 지난해 320억원에 달했던 책임준비금전입액을 절반 이하인 141억원으로 줄였지만 순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신한생명은 3분기 1034억원의 누적 순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19%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왔던 순이익 규모가 올해는 뒷걸음질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한은행(12.2%)과 신한카드(46.6%), 신한금융투자(83.2%) 등 다른 계열사들의 성장세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300억원가량의 법인세수익이 일회성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라며 "이를 배제하면 실제 순이익 규모는 전년 대비 소폭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동양생명은 3분기 '어닝쇼크'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4분기 육류담보대출 사기의 영향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다. 동양생명은 올 3분기까지 순이익 1871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4.2% 감소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어닝 쇼크는 기존 예상을 밑돈 일시납 매출과 투자수익률 하락 때문"이라며 "투자수익률 하락은 금융자산 매각이익 감소 및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수익성 자산 정리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육류담보대출 문제로 인한 부담이 해소되고 있다"며 "내년에는 금리 상승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예상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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