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사진)이 생명보험사 인수에 의지를 드러내면서 '승부사' 기질을 또 한번 발휘할 지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임기에 LIG손해보험과 현대증권을 연이어 사들인 윤 회장이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윤종규 회장은 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한 지난 20일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인수합병(M&A)과 관련해 국내외 기업들을 두루 모색하고 있다"며 "생명보험 쪽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어 이를 보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KB금융의 생보사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었다. KB생명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33억원, 자산규모는 9조710억원으로 25개 생보사 중 17위에 머물고 있다. 취약한 부분을 보강하고 시장지배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윤 회장이 재임기간 동안 M&A 카드를 꺼내들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ING생명은 가장 유력한 인수 매물로 꼽힌다. KB금융은 이미 2012년 ING생명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가격 협상이 불발돼 국내 최대 사모펀드사인 MBK파트너스에 고배를 마신 전적이 있다. 올 3분기 기준 ING생명의 자산규모는 31조2500억원으로 삼성·한화·교보·농협에 이은 업계 5위다. KB생명이 ING생명과 합병하면 업계 17위에서 5위로 단숨에 올라서게 된다.
인수 매력은 높지만 2012년보다 불어난 몸값은 부담이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올해 5월 ING생명(아이엔지생명)을 코스피 시장에 상장시켜 몸집을 키웠다. 시장 평균을 뛰어 넘는 높은 배당과 호실적으로 주가는 고공행진을 지속 중이다. 이날 ING생명의 주가는 장중 5만4400원까지 치솟아 상장일(5월11일) 종가 대비 70% 넘게 올랐다.
현재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보유 지분은 59.15%, 지분 가치는 2조6000억원이 넘는다. 통상 경영권 프리미엄이 주식 가치의 20~30% 수준으로 책정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각가는 3조3000억원을 웃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해 ING생명 매각을 추진했을 때도 희망 매각가로 3조원 이상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ING생명이 내년에 사명을 바꾸어야 한다는 점은 KB금융의 가격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에 ING생명의 상표권 사용 기간이 만료되므로 이에 앞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매각을 서두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윤종규 회장이 시장 내에서 KB생명의 입지가 취약하다는 것을 직접 인정했기 때문에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가격 부담이 2012년보다 훨씬 높아졌지만 유리한 고지에서 가격을 협상해 인수를 추진해 나갈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5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