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홍민 기자 ]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에 접목해 언제 어디서나 환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32·사진)는 흔히 말하는 ‘엄친아’다. 어릴 적부터 수학 영재라 불릴 정도로 수학과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남다른 능력을 보였다. 서울과학고와 한양대 의대를 거쳐 영상의학전문의로서의 앞길이 탄탄대로였다. 하지만 그는 험난한 창업의 길을 택했다.
초등학생 시절 그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컴퓨터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중학생 때도 같은 대회에서 수상한 그는 서울과학고에 입학했다. 고교 입학 무렵 반배치 고사에서 낭패를 봤다. 영어로 점수를 매겼기 때문이다. “영어로 진행되는 반배치 고사에서 7점을 받았어요. 140명 중에서 139등, 말 그대로 꼴등이었죠.”(웃음)
고교 시절 영어 성적은 늘 하위권을 맴돌았다. 반면 프로그래밍 실력은 날로 향상해 교내대회에서 2등을 하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살려 공대 진학을 원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의대에 진학했다. 공대에서 의대로 바꾼 데는 나름의 전략이 숨어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부모님의 기대도 저버리지 않는 의료공학을 선택하는 것이었다.
이씨는 대학 진학 후 학업과 더불어 아르바이트도 했다. 그중 본과 4학년 때 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인공지능 의료영상사업단 아르바이트가 그의 목표점을 확고히 하는 데 한몫했다. “아산병원 의료영상사업단에서 환자의 병변(病變)을 찾아주는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아르바이트였는데, 그 일을 하면서 목표가 확실해졌습니다. 특기인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의료를 접목해 의료 AI 분야를 새롭게 개발하고 싶어졌거든요.”
그는 아산병원 인턴 1년, 레지던트 4년, 그리고 공중보건의 생활을 마친 지난 4월 메디블록을 창업했다. 창업 초기지만 의료계의 관심은 뜨겁다. 회사로 블록체인에 관한 문의가 오기도 하고 병원 관계자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이씨는 “내년까지 회사 수익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반드시 성공할 것이란 의지를 감추지 않았다.
강홍민 캠퍼스 잡앤조이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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