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강재현 힐튼부산 총주방장
[ 이수빈 기자 ]
“어릴 적 일식당 셰프였던 이모부께서 회 뜨는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강재현 힐튼부산 총주방장(사진)은 이렇게 입을 뗐다. “왜 요리사가 됐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그는 “단정한 조리복을 입고 칼을 능숙하게 다루는 이모부의 모습이 멋져 보였다”고 말했다. 1993년 경희대 조리과학과에 입학한 뒤 1996년 리츠칼튼 서울에 입사했다. 호텔 셰프로서는 ‘엘리트 코스’만 밟은 셈이다. 그는 올해 초 힐튼부산 오프닝 멤버로 영입되면서 43세의 나이로 국내 최연소 총주방장이 됐다.
국내에서 탄탄대로만 걷던 강 주방장은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리츠칼튼 하프문베이로 발령받으면서 ‘신세계’를 봤다. 강 주방장은 “그때까지만 해도 ‘요리는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캘리포니아에 처음 갔을 때 백화점 장난감 코너에 간 어린아이가 된 기분이었다”고 했다. 한국보다 해산물 크기가 컸고 일조량이 풍부해 제철 채소와 과일도 한국에 비해 다양했다. 강 주방장은 “미국에서 가지각색 음식을 접하고 개성있는 셰프들을 만나면서 요리에 진정으로 눈을 떴다”고 말했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강 주방장의 대표 메뉴다. 인디언의 손도끼(토마호크) 모양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이 붙은 미국식 스테이크다. 숯불에 구워서 육즙이 살아있고 은은한 숯불 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힐튼부산 ‘맥퀸즈 바’의 시그니처 메뉴로도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내놨다. 강 주방장은 “한국에서는 안심이나 티본 스테이크가 유명하지만 미국 남부 지방에서는 토마호크 스테이크를 많이 먹는다”며 “숯불향이 살아있는 스테이크를 내놓기 위해 한국 바비큐 협회(KOBA)에서 바비큐 기술을 익혔다”고 말했다. 지금도 KOBA에서 진행하는 바비큐대회의 선수와 심판으로 활동 중이다.
“좋은 요리사는 의사와 같다”는 게 강 주방장의 철칙이다. 그는 “의사는 병을 치료하지만 좋은 요리사는 병을 예방한다”며 “제철 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게 요리사의 본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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