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공제회 고용 세습 의혹, 임직원 자녀 다수 취업

입력 2017-11-28 11:38   수정 2017-11-28 11:39

군인공제회 ‘낙하산’에 이어‘고용세습’ 의혹까지
임직원 자녀 다수가 군인공제회 및 자회사에 채용, 현대판 ‘음서제’
국방부 대대적 감사 나서

국회 국방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이철희 의원은 27일 “군인공제회 임직원 자녀가 산하 사업체에 채용된 사례를 다수 확인했다”채용 과정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철희 의원에 따르면 전직 군인공제회 및 자회사 고위 임원 자녀 중 총 8명이 군인공제회 산하 사업체에 채용돼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아버지가 임원으로 재직 할 당시 채용된 사람은 5명이다.

군인 복지 지원을 위해 설립된 군인공제회는 17만 명의 회원과 10조 원에 가까운 자금력을 통해 6개 산하 사업체를 휘하에 둔 거대조직이다. 군인공제회는 3개의 금융사업체(대한토지신탁, 한국캐피탈, 엠플러스자산운용)와 3개의 군 관련 사업체(공우EnC, 엠플러스F&C, 군인공제회C&C)를 산하에 두고 있다. 하지만 조직이 비대해지면서 군인공제회 내부에서는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으며, 퇴직 군인의 ‘낙하산 인사’로 만성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올해 6월 퇴직한 군인공제회 자회사 이사 출신의 A씨가 재직 중이던 2014년 5월과 12월, 두 아들이 군인공제회 산하 사업체에 입사했다. A씨와 같은 회사의 부사장 출신의 B씨의 두 아들도 나란히 군인공제회에 입사했다. 같은 회사 감사실장 출신의 C씨도 재직 중에 장남이 군인공제회 자회사에 입사했다. A씨의 장남과 B씨의 차남, C씨의 장남은 금융 관련 자회사에 입사했는데, 이들의 전공은 금융과는 전혀 무관한 건축학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군인공제회 자회사 전무 출신 D씨와 다른 자회사 감사 출신의 E씨도 재직 중에 아들이 군인공제회 자회사에 입사했다. F씨는 자회사 사장 퇴직 후에 자녀가 군인공제회 산하 사업체에 취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방부는군인공제회 채용 비리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이철희 의원은 “청년 취업 문제는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인데 ‘신의 직장’이라 불리는 군인공제회에 임직원 출신 자녀가 대거 채용되었다는 것은 취업준비생과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고용 세습’”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로 관계자를 일벌백계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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